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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통법으로 고객 발길 줄어든 휴대폰 판매점들. 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김재훈 기자> |
# 대학을 갓 졸업한 김철민 씨(29)는 2014년 친구 2명과 경기도 시흥에서 휴대폰 판매점을 열었다. 그동안 알바를 해서 번 돈으로 부모님 도움을 전혀 받지 않았기에 처음에는 뿌듯했다. 20대 젊은이 셋이 열심히 일하면 적어도 매달 100대 정도 휴대폰을 팔아 사무실 운영비 정도는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설연휴를 앞두고 매장에는 1명만 지키고 있다. 다른 두 친구는 전화 알바와 세차 등을 하고 있다. 김 씨는 “이렇게라도 안하면 가게를 유지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단통법 규제로 인해 개인 사업자인 휴대폰 판매점들이 문을 닫는 경우가 속출하는 가운데 그 틈새 시장을 편의점과 오픈마켓·대형 양판점 등 대형유통업체들이 재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생활잡화점 다이소는 전국 150개 매장에서 휴대전화 판매 자판기를 통해 샤오미 ‘홍미3’ 등을 판매했다. 다이소는 홍미3를 시중가보다 약 8만원 싼 가격에 판매해 대박을 쳤다. 휴대폰 판매점들이 기존 지원금외에 추가로 15% 이상 지원금(최대 4만9500원)을 주면 단통법상 제재를 받는다. 하지만 다이소가 8만원 싸게 팔면 불법이 아니다.
단통법상에 추가 지원금 규정을 어겼다는 지적이 있지만, 방송통신위원회는 “할인할 때 이통사 재원이 들어가면 지원금으로 분류하지만, 제3자가 단말을 할인해 주는 것은 규제대상이 아니다”라고만 설명했다.
롯데하이마트 역시 카드사 프로모션와 연계해 최대 15만 원까지 휴대폰을 할인해주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휴대폰 판매액이 냉장고·TV에 이어 3위로 올라섰다. GS리테일은 편의점 GS25에서 LG유플러스가 단독 출시한 화웨이 ‘Y6’를 판매 중이다.
소비자들이 휴대폰 구매를 위해 양판점과 오픈마켓으로 몰리면서 이들 대형유통업체의 ‘효자 제품’으로 떠올랐다.
G마켓·옥션·11번가 등 오픈마켓도 중국 휴대폰 판매가 흥행하면서 모바일 매출이 배로 늘었다. 옥션은 ‘화웨이 아너6’와 ‘홍미노트3’, ‘레노버 K3’ 등을 판매하는데 지난해 하반기 옥션의 인기키워드에서도 샤오미 제품이 자주 상위 순위에 올랐다. G마켓 역시 지난달 휴대폰 공기계 인기 상위에 ‘샤오미 홍미노트3’가 랭크돼 있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4일 “성능 대비 가격을 따져 중국산 중저가 휴대폰을 찾는 소비자들이 꾸준하다”며 “최근에는 아예 휴대폰 판매점은 가지 않고 오픈마켓부터 휴대폰을 검색하는 고객층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단통법이 휴대폰 판매점의 손발을 묶은 것과 대조적으로 일반 유통업체는 규제를 받지 않으면
신촌의 한 30대 휴대폰 판매점주는 “단통법 시행 이후에 오픈마켓 등 다른 유통채널을 통한 휴대폰 판매가 늘면서 휴대폰 판매 소상공인은 2중의 타격을 입고 있다”며 “당장 생계가 심각하게 위협받는 판매점이 많다”며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찬동 기자 /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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