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처음으로 경험한 즐거움에 몸부림치면서, 몰두해 글을 써나갔다. 컴퓨터가 소설을 쓴 날. 컴퓨터는 스스로의 즐거움을 우선 추구하느라 인간이 맡긴 일을 멈췄다.”
인공지능(AI) 컴퓨터가 쓴 단편소설 ‘컴퓨터가 소설을 쓰는 날’ 에 나오는 글의 일부다.
일본의 한 문학상 공모전에서 AI가 쓴 소설이 일반 작가들이 쓴 소설과 겨뤄 1차 심사를 통과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바둑에 이어 인간 창작물의 결정체인 소설이나 시 같은 문학작품에까지 인공지능이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22일 요미우리신문은 문학상 공모전인 제3회 ‘호시신이치상’ 일반부문에 인공지능이 집필한 소설 11편이 출품돼 최소 1편 이상이 1차 심사를 통과했다고 전했다. 인공지능이 쓴 소설은 4차 심사후 발표된 최종 당선작에는 포함되지 못했지만 일반부문에서만 1450편의 소설이 출품된 공모전에서 1차 심사를 통과한 것만 해도 놀라운 결과라는 평가다. 1차 심사를 통과한 소설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공립 하코다테미라이대학의 마쓰바라 진 교수가 주도한 인공지능 프로젝트팀이 제출한 4편의 AI 단편소설 중 최소 1편 이상이 1차 심사를 통과했을 것으로 일본 언론들은 추정했다. 마쓰바라 교수는 일본 인공지능연구학회장이자 컴퓨터바둑포럼 회장이다.
AI기반 소설은 인공지능 프로젝트팀이 여러 단어 구성과 등장인물 성별 등을 사전에 설정해 놓은 상태에서 ‘언제, 어떤 날씨에, 무엇을 하고 있다’ 등의 요소를 포함시키도록 지시하면 인공지능이 상황에 적합한 단어를 선택, 문장과 단락을 완성하는 식으로 쓰여졌다. 아직은 인공지능 스스로 스토리까지 만들어낼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방향과 흐름 등 80% 정도는 인간의 손이 들어갔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의미있는 문장을 이어 단편소설을 완성한 자체가 큰 성과라는게 대다수 인공지능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프로젝트팀은 앞으로 2년내에 사람이 개입하지 않아도 스스로 스토리 라인을 만들어내 소설을 쓰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겠다는 의욕을 내비쳤다. 마쓰바라 교수는 “지금까지 인공지능은 바둑, 장기 등 답이 있는 문제를 푸는데 집중됐었다”며 “앞으로는 인간 창조성과 관련된 것으로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인간의 감정과 창의성까지 넘보는 인공지능 개발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홍콩과학기술대학의 파스칼 펑 교수 연구팀은 최근 사람의 말, 얼굴 표정, 제스처 등을 분석해 인간의 감정을 판단하고 이에 걸맞는 쌍방향 대화를 할 수 있는 AI기술인 ‘수퍼걸 자라(ZARA)’ 시스템을 개발했다. 사용자가 컴퓨터상에서 자라AI가 묻는 신상정보에 답을 하면 AI가 사용자 성격과 기호를 분석한뒤 후속 대화를 이어가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의 혁신적인 발전으로 향후 20년내에 사회 전반이 획기적으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오는 2025년께 AI가 적용된 무인차 상용화가 본격화되고 5년 뒤인 2030년께에 전세계 자동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서울 =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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