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룩끼룩.” 바다를 날아다니며 관광객들이 던지는 새우깡을 받아 먹는 갈매기가 사람을 구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원영 극지연구소 생태과학연구실 선임연구원과 서울대, 인하대 등 공동 연구진은 남극에 서식하는 야생조류 중 하나인 ‘갈색도둑갈매기’가 사람이 구별하는 능력을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동물학분야 국제 학술지인 ‘동물인지’ 3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야생에 서식하는 동물들이 인간을 구분할 수 있다는 보고는 꾸준히 있었다. 대부분 사람 가까이에서 살면서 도심이나 농촌 등에 적응한 까마귀, 지빠귀와 같은 분류군이 대표적이다. 남극은 최근 인간 활동이 시작된 지역인 만큼, 이런 환경에서 적응해온 동물들이 사람을 구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남극 킹조지섬에 서식하는 조류 생태조사 과정에서 갈색도둑갈매기들이 연구자에게 하는 공격적인 행동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을 보고 ‘사람을 구별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운 뒤 실험을 진행했다. 갈색도둑갈매기 둥지에 자주 방문한 연구자와, 둥지에 가지 않았던 연구자 두명을 짝지은 뒤 서로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도록 했다. 실험을 하 7개 둥지 모두에서, 갈색도둑갈매기는 둥지에 방문했던 연구자를 쫓아가며 공격적인 행동을 보였다.
이원영 선임연구원은 “동일한 옷을 입고 비슷한 속도로 걸어갔음에도 둥지에 방문한 적이 있는 연구자를 찾아내는 것으로 볼 때, 갈색도둑갈매기가 사람의 얼굴을 구분하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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