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PC의 보조기억장치로 쓰이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글로벌시장 석권에 나섰다. 하드디스크(HDD)의 한계를 극복한 SSD는 향후 5년간 연평균 두자리수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차세대 수익원으로 크게 떠오르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24일 SSD 대중화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PC성능 업그레이드용으로 ‘750 EVO’ 라인업에 500기가바이트(GB) 모델을 추가로 선보였다. 지난해 120GB와 250GB 라인업을 출시해 본격적으로 SSD 대중화에 나선 데 이어 이달부터는 500GB 모델을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등 세계 50개국에 순차적으로 내놓기로 했다. 가격도 150달러 부근에서 결정돼 20만원이 채 안될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의 경우 최대 3년의 기간과 총 쓰기 사용 용량 100TBW를 보증했다. 쉽게 말하면 평균 2GB인 영화를 50편씩 매일 내려받았다가 지웠다하는 가혹한 조건을 1000일 넘게 반복해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얘기다.
사실 HDD는 자기디스크를 회전시키면서 데이터를 읽거나 저장하기 때문에, 회전속도를 늘리는데 한계가 있어 아무래도 PC속도를 늘리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회전속도가 빨라질수록 소음이나 전력소모량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발열현상도 가속화한다. 반면 SSD는 반도체라서 물리적으로 회전을 시키는 식의 움직이는 부품이 없어 소음이 적을 뿐더러 전력소모도 적다. 최근 반도체 기술 발전으로 SSD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HDD시장을 빠르게 대체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데스크탑과 노트북에 들어가는 HDD 시장은 각각 연평균 12%와 7%씩 축소될 전망이다. 반면 SSD시장은 데스크탑과 노트북의 경우 각각 11%와 21%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SSD시장 점유율이 38%로 1위다. 노트북이나 데스크탑에 들어가는 SSD의 경우는 점유율이 54%에 달하는데 이번 보급형 SSD로 시장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브랜드 제품 마케팅팀의 김언수 전무는 “시장의 요구에 맞춰 품질과 신뢰성을 더욱 높인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을 지속 개발해 왔다”며, “성능과 용량을 강화한 ‘750 EVO’ 모델은 PC를 더 빠르게 사용하려는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기업용 또는 소비자용이라도 1TB(테라바이트) SSD와 같은 프리미엄급에 집중했다.
[송성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