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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패션), 맛(식음료·F&B)에 이어 ‘펀(fun)’이 백화점 업계의 주요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 패션 위주의 판매를 하던 백화점이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지역맛집 등 F&B를 내세우더니, 이번에는 게임이라는 취미요소를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현대백화점에 팝업스토어를 선보인 롤은 미국 라이엇게임즈(Riot Games)에서 개발한 게임으로, 국내 게임사용량 순위에서 지난 6월까지 104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블리자드의 ‘오버워치’에 1위 자리를 내주기는 했지만 여전히 사용시간 점유율에서 24.24%를 기록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라이엇게임즈와 협업해 만든 팝업스토어에서는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 인형이나 피겨를 비롯해 모자, 마우스패드 등 관련 상품을 판매한다. 이 매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상품은 하루 판매 수량을 100개로 제한한 ‘수수께끼 상자’이다. 4만원에 판매하고 있는 수수께끼 상자에는 피겨 1개, 인형 1개, 액세서리(모자, 마우스패드 등) 1개가 무작위로 들어있다. 수수께끼 상자에서 나오는 상품 3가지를 별도로 구매할 경우 6만원을 주고 사야하때문에 무조건 이득을 보는 구매다. 특히 상자를 통해서 뽑을 수 있는 인형과 피겨 중에는 별도로 판매하지 않는 한정판 상품도 있는데 이들 제품의 경우 온라인 거래가가 10만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팝업스토어 오픈 첫날에는 100개의 수수께끼 상자가 한시간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롤 팝업스토어 이전에도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의 던전앤파이터 팝업스토어,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마비노기 영웅전 팝업스토어 등 게임 팝업스토어를 잇달아 내놓았다. 백화점이 이처럼 일부 매니아의 취미나 취향을 공략한 매장을 새롭게 내놓는 것은 해당 매장의 집객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불황속에 자신의 즐거움을 찾는 소비가 최근 늘어남에 따라 유행하는 상품을 판매하기보다 특정 계층이 관심있어 할만한 상품을 내놓는 것이다. 게다가 이런 매장을 찾는 소비자는 평소 백화점을 찾지 않던 신규 고객이어서 새로운 고객의 충성도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이처럼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한 매장은 일반 매장보다 높은 객단가를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경우 남성의류와 취미(자전거 카메라 피겨 드론 등)가 같은 층에 있는데, 의류의 객단가가 23만원인데 비해 취미용품은 이보다 1.7배 가량 높다. 마비노기 영웅전 팝업스토어는 지난해 11·12월 두달간 프리미엄 패딩 상품군에 맞먹는 4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중 85%가 신규 고객으로부터 발생했다.
이같은 취향저격 매장은 비단 현대백화점뿐만 아니라 유통 업계 전반에 걸쳐 늘어나는 추세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이천점은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BMW 모토라드 카페를 오픈했다. 이 매장은 주요 모터사이클을 전시하고 관련 의류·액세서리를 판매하는 곳으로 평소 아웃렛을 찾기 힘든 남성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마련했다. 이밖에도 일렉트로마트는 ‘남자들의 놀이터’라는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RC카, 드론 등을 위한 공간을 별도로 꾸리기도 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으로 새로운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이 멋에서 맛으로, 맛에서 펀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변해가는 소비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해 온라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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