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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기 이랜드그룹 CFO(왼)·이규진 이랜드그룹 M&A 총괄 상무 |
이랜드그룹은 2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패션업체인 브이그라스(V·GRASS)에 티니위니를 매각하는 본 계약을 전일 밤 11시께 체결해 사실상 매각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중국 현지에 티니위니 신설법인을 세운 뒤 이곳에 이랜드월드의 티니위니 글로벌 상표권과, 티니위니의 디자인과 영업 인력 등 중국의념(이랜드 중국법인) 영업자산 및 사업권을 넘기는 방식이다. 매각 금액은 59억위안(약 9853억원)이다. 중국의념과 이랜드 월드의 매각 대금 수령 비율은 각각 75%와 25%다. 매입 대금은 브이그라스가 현금으로 지급한 뒤 신설법인의 지분 90%를 가져간다. 나머지 10%는 중국의념이 투자한다.
지난 1997년 이랜드의 캐주얼 브랜드로 시작한 티니위니는 2004년 고급 여성복 라인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2012년 남성과 아동 등으로 라인을 확장하며 지난해 매출 4218억원, 영업이익 1120억원 당기순이익 863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전역에서 1300개 이상의 직영점을 운영해 전국 유통망이 구축돼 있는 인수합병(M&A) 매물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당초 이랜드그룹 역시 티니위니 희망 매각가를 1조3000억~1조5000억원 수준으로 잡아왔다. 이랜드가 중국에서는 외자기업인 만큼 티니위니가 앞으로 신설법인을 통해 현지기업으로서 인정을 받으면 중국에서 기업공개 시 기업가치도 더욱 올라갈 것으로 이랜드그룹은 예상하고 있다.
이랜드는 이번 티니위니 매각으로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연말부터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규진 이랜드그룹 M&A 총괄 상무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딜을 이어갔다면 가치를 더 크게 인정받을 수 있었겠지만 현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최종결정하게 됐다”며 “신설법인에 대한 지분 10%로 지속적인 파트너십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는 이번 매각으로 현재 300%에 달하는 그룹의 부채비율이 200% 초반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 단위의 금액이 이랜드에 유입되고 부동산 매각도 진행 중인 만큼 지난 1년여동안 이어온 킴스클럽 매각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상무는 “킴스클럽의 우선협상대상자인 미국계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의 접점을 찾지 못했다”며 “그룹의 중요 자산 중 하나인 티니위니를 성공적으로 매각한데다 부동산 매각을 추가적으로 앞두고 있는 만큼 초반 계획한 목표치 달성이 근접해 새로운 그림과 성장 전략을 세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랜드는 킴스클럽 매각을 위해 KKR과 구속력을 갖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랜드리테일에서 킴스클럽 사업을 분리해 별도의 법인을 세운 뒤 이 신설법인 지분을 이랜드와 KKR이 나누는 구조다. KKR은 지난해 티켓몬스터를 인수한 이후 킴스클럽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인수를 계획해 왔다.
이랜드는 대신 서울지하철 홍대입구역, 합정역, 강남역 인근 부동산 매각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당초 면세점 사업 진출 시 부지로 삼으려 했던 합정역 인근 부동산을 공개 매각 중인 만큼 면세점 사업은 재고에 들어간다.
신동기 이랜드 재무총괄(CFO) 대표는 “면세사업은 다시 한 번 논의할 생각이다. 일단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매진하면서 이랜드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유통을 그룹의 성장동력으로 삼고 중국 내 통합 온라인 채널을 구축하는 등 이커머스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리테일
신 대표는 “오는 12월께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라며 “시장 상황과 심사 결과 등을 고려해 최종 의사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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