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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내 삼성 딜라이트에서 고객들이 ‘갤럭시 노트 7’을 구경하고있다. <김호영기자> |
미국은 중국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 스마트폰 시장이다. 중국과 달리 고가 프리미엄폰 수요자가 많아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지역으로 꼽힌다.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갤럭시노트7 잇달은 발화 사건으로 주말 들어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자 삼성 측이 생산 중단이라는 카드를 통해 급히 진화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고객의 안전을 위해 이통사와 협의를 하려고 물량 조절을 하려면 일시 생산 중단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판매 재개 시점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더 이상 재고를 비축해 손해를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단종까지 이어질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피해액을 줄이려는 전략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삼성전자는 ‘공급량 조정’이라고만 언급할 뿐 생산중단이나 단종과 같은 언급은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단종을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발화 원인이 규명되면 언제든지 생산과 판매 재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 갤럭시노트7 발화로 알려진 사건은 모두 7건으로 미국 4건, 한국·중국·대만 각 1건씩이다. 한국에서 일어난 1건은 삼성전자가 스위스 소재 기관인 SGS와 한국산업안전기술원에 조사를 의뢰해 외부 충격이나 눌림에 의한 배터리 손상이라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나머지 해외 사례 6건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중인 상태다. 미국 소비자안전위원회(CPSC)가 조사중인 미국 켄터키 주 루이빌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갤럭시노트7 항공기내 발화 사고 등에 관한 조사 결과는 이번주를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만 발화 사건 조사 결과는 이르면 11일 발표가 예상된다.
지난달 초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리콜을 발표할 때는 배터리 문제로 원인이 제기됐다. 양극과 음극을 분리하는 분리막의 결함 때문에 배터리 폭발과 같은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리콜의 핵심은 배터리 교환으로 집약됐다.
하지만 새 갤럭시노트7에서도 발화 문제가 끊이지 않자 과연 배터리만의 문제였는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원인을 철저하게 밝히지 못한 채 성급하게 리콜 결정을 내리지 않았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의 내부 설계부터 다시 살펴봐야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방수·방진 기능으로 내부의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문제가 생긴 것인지, 스마트폰 내부의 인쇄회로기판(PCB) 불량인 것인지,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과정에서 과한 부분은 없었는지 등을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터리업계 전문가는 “배터리나 어플리케이션(앱)을 구동을 하는 소프트웨어상 문제로도 발열이 있을 수 있다”며 “외장 케이스 설계가 잘못됐는지도 처음부터 의심해 볼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를 출시하면서 처음으로 탈착형 배터리 대신 일체형(내장형) 배터리를 채택했다. 이는 휴대폰 내부에서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배터리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그만큼 충격이나 발열을 견디는 내구성이 약해져 이를 감안한 정밀한 설계가 필요하다.
이번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이 장기화하면 부품업체 피해는 불가피하다. 보통 최대 석달치 부품을 받아놓고 조립하는 경우가 많은데 단종이 발표되면 이 물량은 고스란히 손해가 된다. 아울러 내년도 상반기 출시될 갤럭시S8에 대한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안전성 문제가 갤럭시 브랜드 전반에 퍼진다면 삼성전자로서는 또 다른 난국에 빠지는 셈이다.
갤럭시노트7 리콜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디스플레이 호실적으로 3분기를 선방했던 삼성전자는 이번 생산중단으로
[이승훈 기자 / 이경진 기자 /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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