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 불황 타개를 위해 우수고객 VIP 기준을 낮추거나 혜택을 늘려 '큰 손' 잡기에 나섰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신세계백화점은 VIP 선정을 하며 기존 5단계였던 VIP 등급을 6단계로 확대했다.
지금까지 연간 구매액이 800만원 이상이어야 부여했던 VIP자격을 연간 400만원 이상이면 주기로 한 것.
콧대 높은 백화점에서 VIP 문턱을 낮추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VIP 선정이 너무 많다거나 그로 인해 관리가 소홀하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신세계백화점 측은 "요즘 2030세대들 중에서는 구매액이 연간 400만원 가까이 되는 이들이 꽤 많다"며 "따라서 어느 정도 구매력을 갖춘 젊은 고객을 VIP로 묶어두면 향후 이들의 소비력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VIP 상위층으로 올라가 더욱더 큰 충성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에서 상위 3%의 VIP 고객이 백화점에서 지출한 돈은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했다. 이들의 백화점 방문 일수도 일반 고객의 약 7배에 이르러 그만큼 '구매력'이 월등함을 보여줬다.
현재 신세계백화점의 VIP 기준은 올해 추가된 레드(연 구매액 400만원 이상)를 비롯해 ▲로열(800만원 이상) ▲아너스(2000만원 이상) ▲퍼스트(4000만원 이상) ▲퍼스트프라임(6000만원 이상) ▲트리니티(상위999명) 으로 나뉜다.
롯데백화점은 올해부터 VIP고객을 의미하는 MVG(Most Valuable Guest) 등급을 기존 3개(프레스티지·크라운·에이스) 그룹에서 4개(레니스·프레스티지·크라운·에이스) 그룹으로 늘렸다.
현재 프레스티지·크라운·에이스 등급의 연간 구매 금액 기준은 각각 6000만원·3500만원·2000만원 이상이다. 여기에 한해 최소 1억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레니스 등급을 새로 부여했다. 최근 급증한 중국 관광객들 사이 한번에 수천만원어치를 쇼핑하며 VIP 숫자가 날로 느는 추세를 반영했다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롯데백화점 고객 중 지난해 매출 순위 상위 1%에 속하는 소비자의 구매액이 전체 백화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8%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2015년의 21.9%보다 0.9%포인트 정도 높아진 것이다.
이렇게 VIP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MVG 회원 안에서도 '차별화'를 시도, 더욱 더 많은 VIP들을 끌어모은다는 전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VIP 수가 곧 백화점 매출 증대와 연관이 큰 현실에서 VIP 수를 늘리는 일은 굉장히 중요하다"며 "고객 확보 뿐 아니라 꾸준히 관리해주는 일도 중요해 내부에서 신경을 많이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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