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부 오지연 씨(55)는 설 연휴가 마지막날부터 극심한 허리 통증에 시달렸다. 부산 시댁에 다녀온 남편도 "체력이 예전같지 않다"며 집에 도착하자마자 눕기 바빴다. 오 씨 부부처럼 명절을 쇠고 나면 평소보다 과중한 가사노동과 장기간 운전 때문에 '명절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명절 직후 관절 통증 등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는 평소보다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설이 있는 1~2월 월평균 척추질환 진료인원은 약 126만 3천 명, 추석이 있는 9~10월 월평균 진료 인원은 약 138만 5천 명으로 집계됐다. 다른 달 평균 진료 인원이 약 66만 8천 명이었음을 감안하면, 명절 전후로 척추질환 환자 수가 월평균보다 약 2배 증가한 것이다.
2015년 병원을 찾은 관절염 환자 수도 마찬가지 양상을 보였다. 월평균 진료 인원은 약 50만 5천 명이었지만, 1~2월 월평균 진료 인원은 약 96만 명(1.9배 증가), 9~10월 월평균 진료 인원은 약 106만 6천 명(2.1배 증가)에 달했다. 관절·척추전문 힘찬병원 관계자는 "2016년 일반진료일 대비 명절 후 15일간을 비교해보면, 명절직후에 환자가 약 3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근육 긴장과 같은 일시적인 원인으로 인한 경우에는 충분한 휴식과 약물 및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쉽게 회복된다. 특히 평상시 어깨, 무릎 및 허리에 자주 통증을 느끼던 사람 중 일부는 명절 이후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어 건강관리에 소홀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강북힘찬병원 백경일 병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명절 장거리 운전이나 무리한 가사일은 허리 주위의 인대와 근육을 경직시켜 작은 충격에도 척추뼈나 디스크에 직접 전달돼 요통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찜질 등을 통해 호전되는 경우가 많으며, 단순요통으로 치부하지 말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어깨도 많은 사람들이 통증을 느끼는 부위 중 하나다. 아픈 부위를 눌렀을 때 시원하거나 욱신거리는 느낌이 들면 근육통, 움직일 때는 아프지만 눌렀을 때는 아무 통증을 느낄 수 없다면 오십견이다.근육통은 보통 1~2주 이내에 증상이 완화되고 움직임이 가능한 반면, 오십견은 수개월 동안 지속된다. 특히 오십견은 팔을 위로 올리거나 뒤로 젖힐 때 움직임의 제한과 함께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데, 무조건 참다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야 한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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