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소비자물가가 4년 3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며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목표치인 2%에 진입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탓에 계란값은 60%나 껑충 뛰었고, 작년 말부터 국제 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전체적인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2012년 10월(2.1%)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이자 정부의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 예측치(1.6%)보다도 0.4%포인트 높다.
◆ 식료품·석유가 2% 물가 상승 견인
2%대 물가상승을 이끈 건 식료품·비주류음료와 교통 분야였다.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는 1년 전보다 5.3%, 교통은 3.8%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각각 0.73%, 0.41% 끌어올렸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1월에도 고공 행진을 이어가며 전년 동월 대비 8.5% 올랐다. 채소·과일·생선·조개류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달 12.0% 상승했다. 지난해 9월(16.6%)부터 5개월 연속으로 두 자리수 상승률을 보였다. 농산물은 작년 여름 유독 무더웠던 날씨 탓에 작황이 부진했던 게 수급 불균형을 일으켰고, 설 명절을 앞두고 성수품 가격도 많이 뛰었다.
계란값 폭등은 AI가 주범이었다.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12월 내내 확산되다가 최근 잠잠해진 AI가 계란값을 1년 전보다 61.9% 올렸다. 계란값은 AI 발생 전 1판(30개)에 5000~6000원 사이였다가 발생 후 1만원을 넘겼고, 최근에는 9일 연속 하락하며 이날 현재 한판에 8749원이다.
계란뿐 아니라 배추(78.8%)와 무(113.0%), 당근(125.3%) 등의 가격도 1월에 급등했다. 이에 지난달 식품물가는 4.4% 오르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배 넘게 상회했다.
지난해 말부터 국제유가가 오르기 시작한 것도 물가에 반영됐다. 석유류는 전년 동월대비 8.4% 올랐다. 휘발유가 8.9%, 경유는 12.2% 상승했다.
◆ 국제유가 상승에 물가 상승 흐름 계속 전망
이 같은 물가 상승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유가 전망이 그렇다. 작년에는 유가가 물가를 억누르는 상황이 계속됐는데, 올해는 여기서 탈피해 반대로 유가가 물가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유 기준으로 작년에는 배럴당 20~40달러 선에서 움직였지만, 지난해 말 산유국들이 감산에 합의하면서 올해는 50달러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바구니·식탁 물가도 상반기까지는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급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봄철 배추와
[김세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