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벌크선사 팬오션이 세계 최대 펄프 생산업체로부터 16년 어치 먹을거리를 따냈다.
팬오션은 브라질 펄프·종이 제조업체인 피브리아와 7196억원 규모 펄프 장기 운송 계약을 맺었다고 지난달 28일 공시했다.
한진해운 파산 등 토종 해운업이 깊은 내상을 입은 가운데 벌크선사가 해외 대형 계약을 따내며 실적 반등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팬오션은 2019~2035년까지 피브리아 펄프 수송을 담당하게 된다. 이번 계약금액은 팬오션 연결 연 매출액의 40%에 달하는 규모다.
팬오션은 2018~2020년에 순차적으로 신규 선박 5척을 인도받아 연간 200만t(계약기간 총 3000만t) 물량을 실어 나르게 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업황 불황에 장기간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수익처를 발굴했다는 점을 평가할 만 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계약에는 최장 25년까지 공급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붙어있다. 피브리아가 추가 연정 옵션을 행사할 경우 운송 매출은 1조원선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팬오션 관계자는 "피브리아와 계약으로 선박 5척이 추가되면 연간 400만t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격적으로 영업을 확대하기보다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방향으로 영업 전략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벌크선(철광석·석탄 등 원료 운송선박) 사업은 매년 운송 계약을 체결하는 컨테이너 선사와 달리 계약 기간이 5년 안팎으로 길어 매출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글로벌 불황에 급락했던 운송료도 점차 회복되고 있다. 글로벌 해운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벌크
팬오션 측은 "과거 회생절차로 위축됐던 팬오션 영업력이 하림그룹에 편입된 후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갔다는 신호"라고 자평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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