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기내 빈 자리를 채워 수익을 내려는 '좌석 전쟁'이 시작됐다.
승객 수요가 미미한 퍼스트 클래스석을 줄이고 이코노미·비즈니스석을 합친 '하이브리드석'을 도입하는 등 종전 좌석 경계가 허물어지는게 대표적인 현상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 15일 운항하는 차세대 신형 항공기(A350-900)에 비즈니스와 이코노미석을 합친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 좌석(이코노미 스마티움)을 집어넣는다.
종전 이코노미석보다 앞뒤 간격이 7~10cm 넓고 우선 탑승, 인천공항 라운지 이용 등 부가 혜택을 주는 대신 3~15만원 추가 요금(편도 기준)을 받는다. 아시아나는 하이브리드석이 들어간 A350을 2025년까지 30대 들여와 차세대 기함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도 차기 항공기에 비슷한 개념의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석은 이코노미에 비해 40~50% 가량 수익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델타·싱가포르항공·루프트한자 등 글로벌 항공사는 이미 공격적으로 하이브리드석을 운영하고 있다.
통상 항공사 탑승률 손익분기점은 60~70%선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말 기준 대한항공·아시아나 국제선 탑승률을 80%로 최근 개선되는 추세지만 저비용항공사(LCC·84.8%)에 비해서는 낮은 상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가·환율 등 올해 리스크가 부쩍 커져 빈 좌석을 놔둔 채로 비행기를 돌리면 경영에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며 "여객 수요가 풍부한 이코노미석 중 고수익 수요를 끌어들이는 좌석 개편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LCC도 좌석 전쟁이 한창이다. 대형 LCC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연중 나올 공석을 예측해 이 물량을 초저가 항공권 형태로 사전 판매한다. 어차피 빈 자리로 운행할 바엔 특가에 털어버리며 'LCC=저렴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겠다는 전략이다.
자리경쟁에서 '반사이익'을 보는 LCC도 있다. 아시아나 계열 에어서울은 아시아나 비행기를 고스란히 물려받아 다른 LCC에 비해 좌석이 5~12cm 더 넓다. 다른 LCC에 찾아 보기 어려운 개별 디스플레이·USB충전기 등 기내 시설도 구비됐다. 이같은 '입소문' 효과에 지난해 7월 출범 후 1년도 안돼 탑승률이
비행기 좌석이 주요 경영 변수인 만큼 이 설비만 전담하는 업체도 따로 있다. 이코노미석은 프랑스 조디악, 독일 르카로, 미국 B/E 에어로스페이스 3대 업체가 시장을 독식하고 있고, 비즈니스석은 조디악과 스텔라 등 프랑스 업체가 양대산맥을 형성하고 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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