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7시 강원도 강릉에 위치한 성산초등학교.
전날 발생한 대형산불을 피해 이 곳으로 대피한 이재민들은 신속하게 제공된 라면과 음료수 덕분에 허기진 배를 든든하게 채울 수 있었다. 해당 지역에 위치한 편의점 GS25가 이재민들에게 음료·라면·마스크 등 긴급 구호물품을 발빠르게 전달한 덕분이다.
이처럼 편의점이 재난 발생 때 꼭 필요한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편의점이 보유한 전국 유통망과 체계적으로 구축돼 있는 24시간 운영 시스템이 국가 재해·재난 구호 체계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GS25는 산불 발생 바로 다음날 아침 성산초등학교와 강릉노인종합복지회관에 대피한 300여 명의 이재민들에게 생수, 라면, 치약, 칫솔 등 긴급 구호품을 전달했다고 이날 밝혔다.
조윤성 GS25 대표는 "강릉지역 GS25 소속 직원들이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날이 밝자마자 이재민들에게 긴급 구호품을 전달했다"면서 "24시간 전국에서 운영되는 편의점 시스템 덕분에 발빠른 조치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재난 발생시 편의점의 활약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1월 제주도 폭설 당시 현지 물류센터에서 과자와 음료를 조달해 편의점 GS25 제주지역팀 직원들이 현장에서 이를 나눠줬다. GS리테일은 2003년 태풍 '루사'로 피해를 입은 영동지역 구호활동을 시작으로 2005년 울릉도 태풍 피해, 2007년 제주도 태풍피해 및 태안 기름유출 사고 등 재해 시 전국에 걸친 영업조직 및 물류 시스템과 연계해 물품을 공급하고 자원봉사 인원을 파견해왔다.
CU도 구호물자 조달이 어려운 도서·격오지 이재민을 위해 구호물자 수송을 지원하고 물류 거점 역할을 하는 '재난구호편의점' 인증을 받았다. 인증은 CU 가맹점주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졌으며 울릉도, 백령도 등 도서 지역은 물론 강원도 산간 지역까지 수십 여개의 점포가 대상이다. 이들 점포는 재난 발생시 점포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을 재난구호를 위해 신속하게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안전상비의약품과 함께 장기보관이 어려운 식료품 등도 적시에 제공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도 2014년 세월호 사고, 2015년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 화재 당시 현장에 직원들을 보내 사태를 파악하고, 현장 상황을 고려해 구호물품을 제공했다.
편의점의 이 같은 활동은 업태 특성상 전국에 물류·유통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고, 식료품과 생필품 등 다양한 물품을 평소 구비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전국재해구호협회가 공급하는 모포와 내의 등 생필품 중심의 구호물품 외 다양한 물자를 나눠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편의점 관계자는 "현재 마라도, 백령도, 울릉도를 비롯해 전국에 구축되어 있는 편의점 점포망과 물류 시스템은 국가 재해 재난 발생 시 가장 신속하게 구호 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중요한 인프라"라며 "이 인프라를
이밖에 편의점들은 긴급한 상황에 가까운 편의점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여성 안심지킴이', 매장에 자동심장충격기를 구비해 심정지 환자를 구할 수 있는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사회 안전망 구축에 힘쓰고 있다.
[박은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