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의 7개월 연속 상승세에 '청신호'가 켜졌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254억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4% 늘었다.
2015년과 작년 연간 수출증가율은 전년 대비 각각 -8.0%와 -5.9%로 2년 연속 감소했지만 지난해 11월 월간 기준 증가세로 돌아선 뒤 지난 달까지 6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지난달 수출액은 510억달러로 2014년 10월(516억달러) 이후 역대 두 번째 많은 액수를 기록해 긴 부진을 털어내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수출은 2011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7개월 연속 증가한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이달 1~20일 일 평균 수출액은 20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6% 늘었다.
최근 수출 증가세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와 석유제품이 이달 들어서도 20일까지 각각 41.0%, 35.2% 늘었다. 반면 자동차부품(-20.3%) 무선통신기기(-39.9%)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수출 회복세가 완연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그동안 수출이 저조했던 데 따른 기조효과 덕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수출물량과 단가가 모두 상승하긴 했지만 최근 수출회복은 물량보다는 단가 상승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단가가 오르면 같은 양을 수출해도 금액 기준 수출이 늘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수출 회복세가 일시적 요인보다는 추세적 요인이 더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것이 가장 두드러지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가 오름세로 반전되면서 성장을 이끄는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신규 스마트폰 출시와 메모리 탑재용량 증가 등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며 "석유제품, 석유화학, 철강 등 주력 수출상품 역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혜를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희봉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성장률 상향 조정 등 개선되는 대외여건과 정부의 수출구조 개선대책에 힘입어 최근 수출이 회복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제현정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세계 경제가 무역을 중심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새 정부가 수출회복 기조를 이어가려면 능동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
한편 이달 1∼20일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7% 늘어난 248억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6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고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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