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메모리 인수전에서 승리하는데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상생'전략이 주효했다.
특히 최 회장은 2012년 하이닉스 인수에 이어 이번엔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에서도 성과를 거두면서 M&A(인수합병) 전문가로써의 면모를 다시한번 과시했다.
지난 4월 출국금지가 풀리자마자 일본을 찾은 이래로 최 회장은 "도시바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이를 통해 일본내 우호적 여론 조정은 물론 SK와 베인캐피탈 컨소시엄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겠다는 포석이었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도시바의 회생을 지원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상생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혀왔다.
사실 인수전이 시작될 때만 하더라도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의견은 많지 않았다.
무엇보다 도시바메모리의 경쟁상대란 점 때문에 기술 유출에 대한 염려가 높았기 때문이다. 이미 대부분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SK입장에선 억울한 얘기였다. 그러나 홍하이(폭스콘)가 3조엔이 넘는 금액을 베팅하면서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기술 보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SK까지 동급으로 취급됐다. 이 과정에서 최 회장은 미국의 사모펀드와의 컨소시엄 구성과 일본 정부와 기업들의 참여까지 이끌어내면서 결국 일본내 부정적 여론을 잠재울 수 있었다.
도시바메모리 인수까지 해내면서 최 회장의 '딥체인지'(근본적인 변화) 전략 역시 탄력을 받게 됐다.
최 회장은 지난해부터 줄기차게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서든데쓰(돌연사)할 수 있다"며 딥체인지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이 일환으로 추진된 사업의 일환이 반도체 사업 역량 강화로 도시바메모리 인수 추진 역시 이런 맥락에서 추진됐다.
특히 최 회장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 지주사인 SK 주식회사에서는 반도체 소재로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SK머티리얼즈 인수를 비롯해 올해엔 LG실트론까지 사들이는 등 공격적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특히 LG실트론 인수 과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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