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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마트 서초점 그로서란트 마켓 모습 |
여섯 살난 아들이 계속 엄마에게 물었다. 평소 엄마를 따라 장보기를 좋아하는 녀석이 보기에도 롯데마트 서초점은 왠지 마트 같지 않아 보여서다. 주부 박성희(39·서초구 거주)씨는 아들에게 밥을 먹이며 마트가 맞다고 몇번이나 말해준다. 박씨는 "주변 엄마들이 애랑 밥먹기 괜찮다고 해서 와봤다"며 "음식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고 장을 바로 볼 수 있어서 편리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서초 금싸라기 땅에 처음 출사표를 던진 롯데마트 서초점이 대형마트의 새로운 모습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대형마트 모습에서 롯데마트가 지난달 27일 문을 연 서초점에 첫 선을 보인 것은 다름아닌 '그로서란트(grocerant)'마켓.
'그로서리(grocery, 식재료)'와 '레스토랑(restaurant, 음식점)'이 합쳐진 그로서란트는 마트의 기본 역할인 장보기에 더해 식재료를 사 곧장 그 자리에서 요리해 먹을 수 있는 곳을 말한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어번 델리', 영국 런던의 '데일스포드 오가닉', 미국 뉴욕의 '일 부코 엘리멘터리 앤 비네리아' 등 세계적으로는 이미 유명한 그로서란트를 롯데마트가 대형마트 업계에선 처음 도입, 손님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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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마트 서초점 그로서란트 마켓 내 씨푸드스테이션 모습 |
요즘 유통업계의 화두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손님들의 체류시간 늘리기라고 했을 때 적어도 서초점에선 길게는 2시간가량 식사를 하며 장보기까지 자연스럽게 이뤄져 성공한 듯 보였다.
식사 메뉴는 여름철 보양식인 장어부터 스테이크, 미국산 랍스터까지 다양했다. 모든 음식은 마트에서 산 장어와 스테이크, 랍스터에 500~1500원 정도 추가 비용을 지불한 후 즉석에서 요리를 해 준 것들로 가격 대비 맛과 품질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롯데마트 측은 "보통 레스토랑에 가면 4~5만원대여야 먹을 수 있는 스테이크도 그로서란트 마켓에서는 1~2만원대에 맛볼 수 있다"며 "오히려 레스토랑에서보다 다양한 부위를 먹을 수 있고, 그 자리에서 곧장 구워 채소와 소스까지 곁들여주니 소비자들 사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특히 롯데마트는 그로서란트 마켓에서 즉석 요리를 해주는 인력 관리 및 교육을 위해 관련 조직을 따로 마련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전문 인력이 하다보니 랍스터, 킹크랩을 비롯해 광어, 도미 등 횟감용 생선과 멍게, 해삼, 각종 어패류 등을 따로 손질해 가는 손님들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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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마트 서초점 그로서란트 마켓 내 씨푸드스테이션 모습 |
이와 관련 롯데마트 측은 "침체에 빠진 대형마트 업계에선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며 "그런점에서 서초점은 대형마트의 변신을 멋지게 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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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마트 서초점 그로서란트 마켓 내 주스스테이션 모습 |
롯데마트 관계자는 "현재 오픈 초기인 점을 감안해도 하루 평균 1만명 가량의 고객이 서초점을 찾고 있다"며 "그로서란트 마켓에서 사먹는 음식의 식재료가 결국은 마트의 상품이고 매출이란 점에서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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