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가 운전 중 T맵을 켜고 "아리아, 코엑스로 가자"라고 말하자, T맵이 '코엑스'란 단어가 들어간 검색 결과를 보여주며 "몇번째 장소로 가시겠어요?"라고 묻는다. "첫번째"라고 말하자 "코엑스로 안내를 시작합니다. 6시 27분 도착예정입니다"라고 답변한다. "프로듀스101의 나야나 틀어줘"라고 하자 "프로듀스 101의 나야나 들려드릴게요"라는 대답과 함께 경쾌한 노래가 흘러나온다.
내비게이션과 인공지능(AI)이 만났다. 길 안내 뿐만 아니라 날씨, 일정, 음악 재생까지 음성으로 조작 가능하다. 7일 SK텔레콤이 공개한 'T맵x누구' 서비스다. 이 회사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에 AI 플랫폼 '누구'를 탑재했다. T맵은 월 사용자수가 1000만명이 넘는 국내 최대 내비게이션 서비스다. 누구는 SK텔레콤이 지난해 9월 선보인 AI 플랫폼이다. SK텔레콤은 "T맵의 일평균 사용자 240만명이 하루 2건씩만 음성 명령을 이용해도 매일 인공지능이 학습 가능한 데이터가 현재의 10배인 480만건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T맵이 단순히 한두 단어 음성을 인식해 지원하는 수준이었다면, T맵x누구는 음성만으로 내비 기능과 누구의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가령 운전 중 프로야구 경기 결과, 주요 뉴스 브리핑, 라디오 듣기, 날씨·운세 확인 등이 가능하다. 음악감성과 일정 조회 등 기능은 누구 앱을 추가로 설치해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T맵x누구 서비스는 음성 명령을 통해 운전 중에도 주변에 가깝고 싼 주유소나 주차장 등을 찾을 수 있고, 교통 정보 안내도 받을 수 있다"며 "화면 터치 없이 음성만으로 목적지를 신규 설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어 교통 안전성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길 안내 볼륨을 조절하고, T맵을 종료하는 것도 화면 터치 없이 음성으로 가능하다.
가정에 이어 자동차로 영역을 확장한 SK텔레콤의 AI 서비스가 성공할 지 관건은 음성인식률에 있다. SK텔레콤은 "T맵 음성 명령이 가능해진 배경에는 전보다 향상된 음성인식 성공률"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에 따르면 지난 7월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12명이 차량 창문이 닫힌 상태로 8400회 발화 테스트를 한 결과 시속 40㎞ 이하에서는 96.3%. 시속 80㎞에서 92.5% 성공률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오는 11월 추가 업데이트를 통해 T맵 사용 중 걸려온 전화를 음성으로 받거나, '운전 중' 문자 또는 도착 예정시간 문자 보내기 등을 선택하는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T맵x누구 업데이트는 7일부터 이동통신사와 관계 없이 원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15일부터는 구글플레이에서도 받을 수 있다. 7일 삼성전자 갤럭시S7과 S7엣지를 시작으로 15일까지 순차적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전 모델로 확장된다. 애플 iOS는 10월부터 이용할 수 있다. 업데이트된 T맵x누구를 설치한 후 환경 설정에서 '음성 구동어(Wake Word)로 시작하기'를
이상호 SK텔레콤 AI사업단장은 "이번 T맵x누구를 시작으로 10월에는 누구를 탑재한 키즈폰, 12월에는 인공지능 Btv를 선보일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누구를 활용해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론칭할 계획"이라 밝혔다.
[조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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