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뱀장어 원리' 고전압 에너지 발생기 개발

전기뱀장어에서 영감을 얻어 구조와 원리를 모사한 고전압 에너지 발생기가 개발됐습니다.

한국연구재단은 박정열 서강대·최은표 전남대 교수 연구팀이 전기뱀장어의 발전 원리와 구조를 모사한 극소 고전압 에너지 발생기를 고안했다고 20일 밝혔습니다.

인체 삽입형 의료기기나 마이크로·나노 로봇 같은 미래기기 개발을 위해서는 에너지 공급원에 관한 연구가 필수적입니다.

실제 마이크로·나노 크기 장비는 급속히 발전하고 있지만, 오염물질 방출 없이 지속해서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장치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최근 학계에서 주목하는 이온 농도 차 발전 방식은 현재로썬 양이온 또는 음이온 막 한 개만 사용할 수 있어 출력 전압이 매우 낮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a) 나노유체 에너지 발생기 개념 (b) 전기뱀장어 전기발생세포 구조 (c) 전기발생세포에서 Na+ 이온과 K+ 이온 농도차 및 이온 흐름 제어를 통해 전기가 발생 (d) 미세유체 채널 내 양이온과 음이온 교환막 교차 직렬 연결로 이뤄진 마이크로 시스템 구조. (e) 양이온 또는 음이온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이온교환막을 통과할 때 생성된 전압이 증폭됨

박정열·최은표 교수 연구팀은 전기뱀장어의 전기발생세포(eletrocyte) 직렬연결 구조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전기뱀장어는 전기방전기관(EOD)에 전기발생세포가 있어 필요에 따라 강·약의 전기를 발생시킵니다.

연구팀은 농도 차에 따른 이온 이동을 통해 약 600V 전압을 발생시키는 전기뱀장어의 발전 원리와 비슷한 방식으로 마이크로 크기 고전압 에너지 발생기를 만들었습니다.

양이온 또는 음이온만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키는 이온 교환막(3차원 나노채널 네트워크 기반)을 제작해 일정한 간격으로 직렬 배치하고, 그사이에 이온 농도 차를 발생시켜 1V 정도의 전압을 얻었습니다.

연구팀은 이온 교환막 사이 거리를 최적화해 전기뱀장어 전기발생세포 세포막 사이 거리와 비슷한 간격(약 80㎚)을 찾아냈습니다.

인공적인 단일 셀에서 발생하는 전압도 전기뱀장어 전기발생세포에서 생성되는 전압(150㎷)과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박정열 교수는 "작은 부피에서도 높은 전압을 발생시킬 수 있다면 인체 삽입형 의료기기나 마이크로·나노 로봇 개발을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 발전하면 사람의 땀이나 피, 소변 등을 통해서도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 지원사업(개인연구·기초연구실) 등 지원으로 수행했습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에너지'(Nano Energy) 1일 자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