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오준 포스코 회장. [사진 제공 = 포스코] |
권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개최된 긴급 이사회를 마친 뒤 "열정적이고 능력있고 젊은 사람에게 회사의 경영을 넘기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권 회장은 "포스코가 새로운 백 년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여러 변화가 필요한데 그중에서도 중요한 게 CEO의 변화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며 다만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만 회장 자리를 맡겠다고 덧붙였다.
이사회는 권 회장의 사의를 받아들였지만, 새 사장이 선임될 때까지는 자리를 지켜달라고 했다. 이사회에 참석한 김주현 사외이사는 "오랫동안 격론이 있었지만, 권 회장이 오랫동안 생각하고 결정한 사의를 이사회에서 받기로 했다"며 "사의를 표했지만 두세 달 차기 회장을 선임하는 절차가 있을 것으로 보여서 그 과정 동안에는 경영에 공백이 없도록 자리를 지켜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권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에 대해 다양한 배경이 거론되고 있다.
우선 정권 차원의 압박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권 회장은 2017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의 첫 방미 경제인단에서 제외되면서부터 낙마설에 시달려왔다. 당시 다른 대기업에 비해 미국 사업실적이나 투자계획 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심의 단계에서 빠졌다. 하지만 당시 미국이 추진하던 보호무역 정책의 핵심 품목 중 하나가 철강제품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이유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후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와 12월 중국 방문에서도 권 회장은 순방단에서 제외됐다.
최근에는 권 회장이 추진한 자원개발사업에 이명박 정부가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미 권 회장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은 적이 있다. 이에 더해 전날 황창규 KT 회장이 경찰수사를 받은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권 회장은 지난달 말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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