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총수 일가가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정황이 드러나 출입국 당국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도우미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여권까지 빼앗았다는 증언도 나온 가운데, 당국은 이르면 이번 주부터 총수 일가를 소환할 방침입니다.
조일호 기자입니다.
【 기자 】
그제(11일) 오후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한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은 주말에도 압수물 분석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압수수색은 조 씨 일가가 필리핀 가사 도우미를 불법 고용하는데 대한항공이 관여한 정황을 포착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행법상 재외동포나 결혼이민자가 아닌 외국인을 가사 도우미로 고용하면 처벌을 받게 됩니다.
대한항공은 이들을 항공 산업연수생으로 위장 취업시키고 회사 돈으로 급여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한 익명게시판에서 자신을 대한항공 직원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조 회장 부부가 필리핀 가사 도우미를 선호하는데,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해 마음 편히 일을 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가사 도우미들이 조 씨 일가의 갑질을 견디지 못해 도망갔다가 잡혀오기도 했고, 이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총수 일가가 여권을 빼앗기도 했다는 증언까지 나왔습니다.
제기된 의혹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의혹을 인정도 부인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출입국 당국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이르면 이번 주부터 대한항공 관계자와 총수 일가를 불러 조사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조일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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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