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서도 발표, 토론 등 참여형 수업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아이의 말하기 능력을 길러 주는 일이 중요해졌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학령기 무렵 말더듬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많아 아이의 말하기 습관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국민건강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병원을 찾아 치료받은 말더듬증 환자는 423명. 이중 5세 미만 아동은 153명(36.1%), 5~9세 아동은 138명(32.6%)으로 학령기 전후 아동의 말더듬 치료가 전체의 68.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같은 연령의 2~3%에서 말더듬이 나타나는데, 정작 병원 치료를 받는 수가 423명이면 대부분은 치료를 받지 않거나 검증되지 않은 수단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말더듬은 분명한 의사소통장애의 한 종류로 많은 부모가 저절로 좋아진다고 생각하거나 질환이란 생각을 못하고 괜찮다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말더듬 증상이 이미 6개월 이상 지속이 되면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차적인 심리적인 증상이 더해지면서 증상은 더 심해지고 이상한 반응이 나타나게 된다. 가급적 일찍 어릴 때 치료를 할수록 완치율과 개선 정도가 좋아지는 질환이다. 따라서 말더듬 증상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음성치료 전문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특별한 노력없이 자연적으로 말더듬 증상이 좋아질 수도 있지만 이차적인 증상이 나타나거나 스스로 말더듬을 자각하기 시작하면 치료가 어려워지므로 되도록 조기에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언어는 학습능력은 물론, 교우관계 등 사회성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므로 말더듬 증상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말더듬이란 말을 듣고 이해하는 것은 정상이지만 표현을 할 때 말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을 뜻한다. 말소리 하나, 또는 단음절을 반복하거나 첫소리를 길게 연장하고 말이 막히는 것 등이 말더듬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일반적으로 말더듬증은 생후 18개월부터 만 12세 무렵까지 나타나는데, 주로 3~5세 사이에 생겼다가 점차 사라지고 60% 이상은 저절로 치유가 된다.
그러나 초등학교 입학 후에도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입학이나 새학기 등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심리적 스트레스가 더해지면 말더듬이 심해질 수 있다. 이처럼 학령기 말더듬으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생기면 타인과의 대화 자체를 회피하는 성향을 보일 우려가 있다. 이 상태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학습 발달은 물론이고 교우관계와 같은 사회성 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성인 말더듬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말더듬 뿐만 아니라 이차적인 행동이 나타난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말을 할 때 눈 깜박임, 얼굴 찡그림, 입술 떨림, 발 구름 등의 행동을 보이거나 상대 시선을 의식하고 시선을 피하지는 않는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아이가 본인의 말더듬을 자각하고 의식하게 되면 치료가 더 힘들어지므로 되도록 조기에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말더듬 증상을 개선하려면 우선 부모와 가족,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아이가 말하기에 부담을 갖고 말더듬을 의식할수록 증상이 심해지고 치료가 어려워지므로 말더듬을 지적하고 고쳐주기보다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줘야 한다.
만약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한다면 단어를 알려주기보다는 본인이 표현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 줘야 한다. 특히 말더듬는 아이를 다그치는 행동은 금물이다. 아이가 심리적으로 동요하고 흥분하는 것 같다면 천천히 편안하게 말하라고 얘기해주는 것도 좋다.
또 자주 대화를 나누며 아이가 좋아하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이가 말하는 것 자체를 어려워한다면 긴 대답이 필요한 질문보다는 쉽고 간단하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하면서 말하는
안철민 원장은 "대략 3~6개월 이상 치료와 훈련을 하면 많은 개선이 될 수 있지만 쉽게 재발할 위험이 높은 만큼 지속적이고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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