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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 출국장을 나서는 사람들. 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사진 = 매경DB] |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는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LCC인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소형항공운송사업자와 화물 항공사인 에어필립, 에어포항, 에어인천까지 더하면 항공사는 총 11개에 달한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최근 '항공사업법 시행령·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발표하고 내년에 신규 LCC를 추가로 선정하기로 했다. 이미 LCC만 해도 6곳이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경쟁하는 가운데 현재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에어필립이 신규 면허 발급을 위한 국제운송사업자면허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이 중 최소 1개 이상의 사업자가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항공 사업자의 시장 진입은 신규 고용창출과 시장 경쟁에 따른 소비자 권리 강화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문제는 해외의 경우 항공업의 특성상 시장 포화로 인해 안전사고가 늘어나면서 파산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단 점이다. 전세계 최대 항공시장인 미국은 항공시장 규제 완화 정책 이후 항공사가 폭증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수익성이 악화돼 항공기 사고가 다수 발생하고 파산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지난 1978년 미국 카터 행정부는 자국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믿고 항공시장 규제 완화법(Deregulation Act)을 시행했다. 경쟁을 도입해 소비자 이익을 도모한단 이유였다.
하지만, 규제완화 시행 이후 신규 항공사 설립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현재까지 무려 203개 항공사가 파산신청을 했다. 180개 항공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이스턴, 팬암, 미드웨이항공 등 23개 항공사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신규 항공사 진입이 자유로워지면서 항공 운임은 낮아졌지만, 경쟁히 격화되면서 항공업계 전반의 수익성은 하락했다.
이에 따라 상당수의 항공사는 적자 전환했고, 파산을 피하기 위해 단기적인 방안으로 저가 항공권을 무리하게 내놓으면서 재무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현금을 확보해 파산을 늦추기 위해 항공사들이 앞다퉈 초저가 항공권을 판매하면서 수익은 바닥을 쳤다.
항공사 파산은 회사 피해 뿐 아니라 항공권을 미리 구입한 소비자에게도 금전적 피해를 입혔으며, 항공사 종사자 역시 일자리 잃어 시장이 혼탁해 졌다.
이 가운데 인명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지난 1994년 아메리칸 이글의 ATR 72 터보프롭 여객기가 운항중 추락해 68명 전원이 사망했고, 같은 해 US 에어웨이스의 DC-9 제트 여객기가 착륙 중 추락해 37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1996년 운항 중인 밸루젯 DC-9 제트 여객기의 산소발생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항공기가 전소되고 탑승객 110명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도 일어났다. 지난 1979년부터 1999년까지 미국에서 20명 이상 사망한 민간 항공기 사고는 약 30건에 이른다.
항공업계는 무리하게 항공 사업자가 늘어나게 될 경우 경쟁 증가로 인한 수익 감소, 이로 인한 안전 투자 감소가 발생할 것을 경고했다. LCC 난립으로 항공사 파산이나 인수 합병이 이뤄질 경우 이로 인한 일자리 상실, 실업 등 사회적 비용 발생과 함께 소비자 피해 역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미 치열한 경쟁 상태에 있는 국내 항공시장에서 추가 사업자로 경쟁이 더 심화되는 것은 꼭 소비자 혜택 증가와 안전 보장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란 걸 알아야 한다"며 "항공산업 전체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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