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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토요타, 닛산, 혼다] |
국토교통부 자동차등록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종별 통계를 산정하는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신차(버스, 트럭, 특장 제외)는 156만5328대다. SUV는 55만7497대 팔리면서 전년(51만188대)보다 9.3% 증가했다. 세단(68만7966대) 다음으로 많다. 세단은 전년(73만3035대)보다 6.1% 감소했다. 매년 SUV는 증가세, 세단은 감소세를 기록중이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2~3년 뒤에는 SUV가 세단을 제치고 자동차 시장의 주력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SUV가 대세라는 말에는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뜻이 숨어 있다. 실제로 국산과 수입 SUV 가릴 것 없이 경쟁이 치열해지자 '대중성'을 추구하는 수입차 브랜드들은 기존 경쟁 상대인 수입 SUV는 물론 국산 SUV와도 경쟁할 수 있는 가성비(가격대비성능) 높은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국산 SUV를 살 수 있는 3000만원대에 출시한 수입 SUV가 대표적이다. 이 시장은 글로벌 베스트셀링카 타이틀을 획득한 일본 SUV 삼총사가 점령했다. 지난해 시장을 장악한 모델은 일본 토요타 라브4다. 그러나 올해 닛산 엑스트레일 혼다 CR-V 터보가 새로워진 모습으로 출시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판매대수는 라브4(하이브리드 포함)가 2050대, 지프 컴패스(6~12월)가 598대, 혼다 CR-V(1~5월)는 850대다.
◆닛산 엑스트레일
새해 첫 포문을 연 수입 SUV다. 지난 2000년 1세대가 나온 뒤 현재까지 600만대 이상 팔렸다. 지난 2017년에는 81만대 이상 판매되며 ' 드 베스트셀링 SUV' 선정됐다.
국내 출시된 더뉴 엑스트레일은 3세대 부분변경 모델이다. 외모는 닛산의 시그니처 요소인 V-모션 그릴과 부메랑 형태의 풀 LED 헤드램프 및 테일램프로 모던하면서도 날렵한 이미지를 추구했다. 크롬 사이드실 몰딩과 루프레일로 역동적 이미지도 강화했다. 동급 중에서 가장 큰 19인치 휠로 스타일리시한 매력도 추구했다.
내부는 스포츠세단에 주로 사용하는 D컷 스티어링휠로 스포티한 감성을 강조했다. 천공 시트와 가죽으로 마감한 기어 노브로 고급스러움도 살렸다. 파노라믹 선루프로 실내 개방감도 향상했다. 실내외 디자인은 기존 모델보다 역동적으로 다듬어졌지만 전반적으로 무난함을 추구했다.
엑스트레일의 장점은 '넉넉한 품'이다. 준중형 SUV 사이즈이지만 중형급에 가까운 여유로움과 안락함을 갖췄다. 전장x전폭x전고는 4690x1830x1725mm로 경쟁차종들보다 길다. 실내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2705mm다. 경쟁차종인 혼다 CR-V와 토요타 라브4의 휠베이스는 각각 2660mm다.
휠베이스가 긴만큼 실내공간도 여유롭다. 2열 무릎 공간도 넉넉하다. 2열 뒷좌석은 슬라이딩/리클라이닝 기능을 포함해 40대 20대 40 비율로 조절할 수 있다.
트렁크 공간도 넉넉하다. 모든 좌석을 앉은 상태로 놓을 경우 565ℓ, 좌석들을 모두 접을 경우 1996ℓ까지 늘어난다. 발을 차는 동작만으로 트렁크를 열 수 있는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게이트를 채택해 편의성도 높였다.
안전성도 장점이다. 닛산 인텔리전트 모빌리티 기반의 안전 사양을 대거 탑재했기 때문이다. 코너링 때 바퀴에 걸리는 브레이크 압력을 조절해 최적의 경로를 유지해주는 인텔리전트 트래이스 컨트롤, 충돌 방지 인텔리전트 비상 브레이크, 인텔리전트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 등을 적용했다.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2WD 스마트는 3460만원, 4WD는 3750만원이다. 편의·안전사양도 경쟁차종들보다 다양하게 구비했다. 파노라마 선루프, 핸즈프리 리프트게이트, 전방 자동 긴급제동, 후측방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등을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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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닛산, 혼다, 토요타] |
혼다 CR-V와 양강구도를 형성하다 지난해 신형 모델 출시를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CR-V를 제치고 주도권을 잡았다.
라브4는 1994년 출시된 세계 최초 모노코크 SUV다. 모노코크 타입은 프레임과 차체가 하나로 이뤄졌다. 사람의 골격에 해당하는 바디에 엔진·변속기를 올려 제작하는 프레임 타입보다 가볍고 충격을 잘 흡수하며 외피 자체가 뼈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실내 공간 확보에도 유리하다.
프레임 타입이 뼈대 있는 척추동물이라면 모노코크 타입은 바닷가재나 게처럼 무척추동물인 갑각류다. 라브4는 모노코크의 장점을 활용해 미니밴에 버금가는 실내 공간과 승용차에 버금가는 승차감을 갖췄다. 여기에 4륜구동도 적용해 SUV의 오프로드 성능도 놓치지 않았다.
라브4는 150여 개국에서 600만대 이상 팔리며 베스트셀링카가 됐다.
현대 판매되는 라브4는 4세대 모델이다. 강렬하면서도 날렵한 이미지를 추구하는 도요타 패밀리 디자인인 킨룩(Keen Look)을 적용했다. 날카로운 눈을 닮은 헤드램프는 LED 주간 주행등을 추가한 바이 LED 방식을 채택했다. 리어램프도 LED 방식이다. 하부 그릴은 넓게 디자인해 젊고 역동적인 인상을 준다.
동급 최다인 8개의 에어백, 사각지대감지 모니터, 후측방 경고장치, 경사로밀림방지장치 등 다양한 안전·편의사양으로 상품 경쟁력도 강화했다.
라브4 하이브리드에는 동급 소형 SUV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장치 '트레일러 스웨이 컨트롤(TSC)'이 있다. 오토캠핑용 트레일러를 끌고 갈 때 트레일러 움직임에 따라 차체가 흔들리는 것을 방지해주는 안전장치다.
여가활동용 SUV라는 라브4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장치다. 반면 트레일러를 사용하지 않는 대다수 구매자에게는 과유불급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판매가격은 2WD가 3460만원, 4WD가 395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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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각사] |
혼다 CR-V는 '상복 많은 기록제조기'다. 1995년 출시된 뒤 160여개 국가에서 800만대 가량 팔린 월드 베스트셀링 SUV다.
4세대 모델은 미국 JD파워 '2014 가장 믿을 만한 크로스오버·SUV', 영국 소비자 전문지 위치 '2014 가장 믿을 수 있는 SUV', 미국 시사주간지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 '2015 가족을 위한 최고의 SUV' 등으로 선정됐다.
CR-V는 국내에서도 명품 수입차를 국산차 가격에 살 수 있다는 대중명품(masstige) 바람을 일으킨 '대중명차'로 인정받는다. 'Comfortable Runabout Vehicle'을 줄여 만든 차명처럼 편안하고 안락한 도심형 소형 SUV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판매 실적도 좋았다. 2004년 출시 이후 2005년부터 2008년까지 4년 연속 수입 SUV '톱3'를 기록했고 2007년에는 1위를 차지했다.
인기 비결은 합리적 가격, 신뢰성 있는 파워트레인, 무난한 디자인, 넓은 공간과 다목적성 등이다. 오프로드는 거의 가지 않고 포장도로를 달리는 시대 흐름에 가장 적합하게 진화한 '승용 감각의 SUV'라는 점도 한몫했다.
그러나 2008년 이후 폭스바겐 티구안, 토요타 라브4 등 경쟁차종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판매가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2010년부터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절치부심한 혼다는 다소 밋밋했던 외관을 강렬하게 다듬고, 힘세고 연비 좋은 파워트레인을 적용한 4세대 CR-V로 명예회복에 나섰다.
4세대 바통을 이어받은 5세대 CR-V는 2017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팔렸다. 올 2월부터는 첨단 안전시스템 '혼다 센싱'을 기본 탑재해 안전성을 한층 강화한 CR-V 터보가 판매된다
CR-V 터보는 VTEC 터보 엔진을 통해 최고출력 193마력, 최대토크 24.8kg.m의 힘을 발산한다. 경쟁차종들보다 세다. 연비도 11.4km/ℓ로 경쟁차종들보다 우수하다.
판매가격은 2WD EX-L이 3690만원, 4WD EX-L이 3930만원, 4WD 투어링이 4300만원이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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