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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가 '쓰레기 음식' 낙인에 난감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맛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는 점점 커지는 가운데, 나트륨과 당을 줄여야 한다는 시민단체와 지자체의 요구도 강화되고 있는 것. 일각에선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맛을 변경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는 지난해 7~9월 편의점 5개사의 도시락 15종을 조사한 결과, 평균 중량(416g) 제품 한 개에 들어있는 나트륨이 1393㎎이라고 밝혔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하루 영양성분 기준치로 규정한 2000㎎의 69.6%에 달한다.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는 "편의점 도시락을 생산하는 기업은 소비자 건강을 위해 나트륨을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편의점업계는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한식이 아닌 도시락만 콕 찝어 지적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건강이 우선이라는 데는 동의한다"면서도 "한식 자체가 나트륨이 많은 식단인 데 편의점 도시락의 문제인 듯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토로했다.
실제 한국인들이 주로 찾은 육개장(2700㎎)과 김치찌개(2000㎎), 갈비탕(1700㎎)의 나트륨 함량은 기준치에 근접하거나 초과한다. 또 소비자시민모임에 따르면 도시락에 들어있는 배추김치(100g)의 평균 나트륨은 569㎎이다. 김치 소량만으로도 이미 기준치의 28.5%를 넘는다.
나트륨 저감화 노력도 자체적으로 실현하고 있다. CU는 한국식품산업협회와 협업해 2017년 판매량이 높은 도시락 2종을 나트륨을 줄여 재출시한 바 있다. 이 같은 노력에 CU의 도시락 100g당 나트륨 평균 함량은 2016년 252㎎에서 지난달 기준 237㎎로 6% 감소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5월 주무부처인 식약처로부터 나트륨 저감 우수 기업에서 선정되기까지 했다.
치킨업계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8~9월 상위 6개 치킨 브랜드의 인기품목 4종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 100g당 당류 함량과 나트륨 함량이 3년 전인 2015년보다 각각 38.7%, 28.1%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서울시는 간담회를 열고 일부 치킨업체들과 당·나트륨 줄이기에 노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각사 관계자들을 한 줄로 앉혀놓고 당과 나트륨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라고 했다"며 "마치 다그치는 느낌을 받았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연구소와 협의해 신제품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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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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