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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서구 공항대로에 위치한 국내 주유소 최초 무인편의점인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사진 = 노경민 인턴기자] |
편의점은 99㎡(약 30평) 규모로 쾌적하고 깔끔한 흰색 배경의 카페형 콘셉트로 이뤄져 있다. 무인편의점인 만큼 편의점 내 관리인이 따로 있지 않고, 바로 옆 주유소 관리인 3명이 교대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이 필요할 때 부르면 찾아오거나, 부족한 물품이 있을 때마다 채워 넣는 방식이다.
출입문 옆에는 통합인증단말기가 설치됐으며, ▲신용카드 ▲L.POINT 멤버십 ▲핸드페이 등 3가지 방법으로 출입할 수 있다. 주유소 관리인은 신용카드와 L.POINT 멤버십을 통해 손쉽게 출입할 수 있다고 추천했다. 신용카드의 경우 모든 신용카드를 이용할 수 있고, L.POINT는 직접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한 후 회원가입만 하면 된다. 다만 핸드페이의 경우 롯데 신용카드를 보유한 회원이 직접 등록해야 하므로 이를 이용하는 손님은 거의 없다는 게 관리인의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연령층이 높은 손님이나 심지어 젊은 층도 출입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아 관리인이 있는 경우엔 '자동문'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날도 어김없이 문 앞에 서자 마자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매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먼저 사고자 하는 제품을 '셀프 계산대'로 들고와 상품 바코드를 스캔하면 된다. 스캔 후 '결제' 버튼을 누르고 결제수단을 선택하면 된다. 결제가 완료되면 마지막으로 '고객 서비스 평가'란에서 '최고예요'부터 '화나요'까지 본인이 느끼는 대로 평가하면 된다. 고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결제수단은 바로 '신용카드'인데, 체크카드도 가능하니 신용카드가 없는 고객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 더 자세한 구매 방법은 무인 계산대에 설명돼 있다.
구매를 마친 후 창가 앞 카페형 테이블에 앉아 간단한 식사를 하는 도중 "잠깐 시간 보내다 가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이 편의점의 주 고객 층이 주유하러 온 손님들이나 근처 회사 직장인들이라는 게 관리인의 설명이다. 직장인의 경우 일반 카페 프랜차이즈에서 판매하는 커피가 비싸 이 곳에서 저렴한 커피를 마시다 가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신나는 음악도 나오니 아침에 간단한 티타임을 보내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또 세븐일레븐은 S-OIL 캐릭터인 '구도일'(Good-oil) 굿즈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구도일존'을 별도로 구성하기도 했다. 구도일존에는 형형색색의 구도일 굿즈(목베개·인형·담요·텀블러)가 준비돼 있다.
이 곳의 가장 특이한 점이 있다면, 유인 전용 계산대가 있다는 것이다. 담배나 주류 등 청소년 구매가 불가한 제품을 결제할 때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 실제 편의점에는 무인 전용 계산대와 유인 전용 계산대가 각각 1개씩 자리잡고 있다. 만약 담배 구매를 원할 시 카운터 위에 위치한 직원 호출벨을 눌러야 한다. 직원이 없을 시에는 구매할 수 없다. 주류의 경우 상품을 스캔하면 자동으로 직원에게 호출이 간다.
불편을 호소하는 일부 고객들도 있었다. 한 고객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이렇게 하는 건가?"라며 10분 동안 계산대를 두드렸다. 이후 구매를 가까스로 마친 그는 "여긴 비닐봉투가 없네"라며 불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실제로 비닐봉투는 유인 계산대 옆에 위치해 고객들의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아울러 무인 결제 시 '봉투 구매'란이 있긴 했으나, 글씨가 너무 작아 처음 무인편의점을 접하는 고객의 경우 확인하기가 다소 어려울 수 있다.
한 외국인 고객은 직원이 없어 한참 동안 계산대 앞에서 당황한 표정으로 머뭇거리기도 했다. 편의점 내 영어로 적힌 설명란이 없기 때문. 이 고객은 다른 손님의 설명으로 겨우 물건을 구입할 수 있었다. 다만 그는 "다소 구매하기가 어려웠다"고 지적하면서도 "주유소에 무인편의점이 잘 어울린다. 나같이 차를 가지고 온 손님은 빠르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편의점 관계
[디지털뉴스국 노경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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