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화 자금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긴급 달러화 공급에 나서기로 했지만 미국 금융시장 위기로 촉발된 국내 자금시장의 어려움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은행들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돈 구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합니다.
정광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자금 시장에서 돈이 돌지 않는 이른바 '돈맥경화' 현상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돈을 빌리려고 하는 기업은 많은데, 돈을 빌려주겠다는 곳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특히 미국 금융시장 위기 발발 이후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 인터뷰(☎) : 중소기업 / CEO
- "3~4개월 전보다 금리나 대출 요건이 너무 강화돼서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대출받기도 어렵고 연장하기도 어려워서 사업을 하는데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은행들은 당장 중소기업 대출부터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시중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하다고는 하지만 체감 자금 사정은 여전히 안 좋은 이유입니다.
실제 7월까지만 해도 매달 5조 원 정도씩 늘어났던 중기 대출은, 8월에는 1조 7,000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돈맥경화 상태를 풀어줘야 할 은행들은 은행대로, 돈을 구하기가 어려워 난리입니다.
특히 달러화 조달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그나마 정부가 외국환평형기금을 통해 100억 달러 이상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데 희망을 걸고 있지만, 자금 수요를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 인터뷰 : 시중은행 관계자
- "정부가 100억 달러 이상을 공급한다고 한 것은 좋은 신호로 받아들이고요, 향후 시장은 미국 시장이라든가 전체적인 흐름을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데다 은행채 발행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8월까지 은행채 발행금액은 37조 7,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1조 3,000억 원보다 8%나 줄었습니다.
특히 3년 만기 은행채 신용스프레드는 지난 6월 초 60bp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150bp까지 높아져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정광재 / 기자
- "돈이 제대로 돌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쓰러질 수밖에 없습니다. 돈맥경화 상태에 빠져든 자금 시장을 살리는 게 경제 회복의 첫 걸음이라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정광재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