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외 양치질 금지`…삼성전자 임원, 직원들에 `근무규칙` 강요 논란

↑ [사진 출처 = '블라인드' 앱 화면 캡처]

삼성전자의 한 임원이 직원들을 상대로 부당한 근무 규칙을 해왔다는 주장이 직장인 익명 SNS '블라인드'에 폭로되며 관련 내용이 회사 외부로 퍼져나가자 사측이 조사에 나선 것으로 28일 전해졌다.
연합뉴스가 이날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15일 블라인드에 '○○○ 규칙 누적 중'이라는 제목을 단 글이 올라왔다.
글의 내용에 따르면,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 임원 A씨는 직원들에게 '점심시간에 식당에 조금이라도 빨리 체킹하면 개인 KPI(핵심평가지표) 감점', '점심시간 외에는 양치하지 마라', '컴퓨터 본체는 아래로 내려 너희 모니터를 내가 볼 수 있게 하라', '의자에 아무것도 걸지 마라' 등의 근무 규칙을 나열했다.
A씨가 거론한 근무 규칙 때문에 직원 상당수가 장기간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취지의 게시물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전사업부 직원 B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블라인드에 올라온 내용은 대부분 사실"이라며 "A씨 승진 이전에는 관리하는 조직이 작아 문제가 없었지만, 관리하는 조직이 커지면서 반발이 생긴 것"이라고 밝혔다. 또 B씨는 A씨가 임원으로 승진하기 전부터 엑셀 파일로 근무 규칙을 정리해 직원들과 공유했다며 "기본적인 기조는 '자신의 허락 없이는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이런 부당한 지시 때문에 주말 출근이 빈번하게 이어져 왔고, 회의실에서 직원들을 향해 물건을 던지고 소리 지르는 모습도 목격됐다"고 말했다.
한편 논란이 확산되자 사측은 지난 20일 관련 사업부의 모든 직원을 대강당에 모아 간담회를 연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임원 A씨는 간담회에서 '양치질 규칙'을 놓고 "오후 2시까지는 내가 양보하겠다"고 제안했고 '의자에 아무것도 걸지 말라는 규칙'에 대해서는 "직원들의 옷이 상할까봐 그랬다"고 말했다.
아울러 회사는 지난 24일 해당 임원이 소속된 가전사업부 개발팀의 팀장 명의로 '조직 문화에 대해 반성한다'며 '향후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잘 조치하겠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해당 팀 직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국 박동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