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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GS리테일 사내연구회 클로버 `얼죽아`팀 멤버 차현민 카페25MD, 최윤정 멤버십팀 대리, 박혜동 데이터운영팀 차장, 신학동 마케팅팀 과장, 권민균 용기면MD. [사진 제공=GS리테일] |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만난 GS리테일 사내연구회 '클로버'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팀은 여전히 신중한 모습이었다. 업계 최초로 구독경제 서비스를 론칭했지만 "가맹점주님들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며 7월 1일 오픈되는 서비스에 초조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얼죽아팀 막내인 최윤정 GS리테일 전략팀 대리는 "원래 잘 팔리는 상품이 새로운 서비스로 인해 오히려 매출이 떨어지는 게 가장 큰 걱정이었다"고 말했다. 이 모임을 주도한 권민균 GS리테일 가공식품팀 과장은 "무조건 가맹점주님들께 도움이 돼야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24일 출시된 '카페25 월간 유료 멤버십' 3종은 판매 개시 약 8시간만에 모두 매진되는 성과를 냈다. 카페25는 원두커피를 GS25 매장에서 바로 내려먹을 수 있는 상품이다. 매일 편의점에 들려 커피를 사먹는 직장인들의 로열티를 높이기 위해 기획됐다. 아이스아메리카노 10~30잔을 한 달간 낱개보다 최대 51%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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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S25가 선보인 `카페25 월 유료 멤버십`은 당초 지난 24~27일 3일간 판매될 예정이었으나, 업로드 당일 약 8시간 만에 모두 매진되는 성과를 냈다. [사진 출처=GS리테일 애플리케이션 캡처] |
아이디어만으로는 부족했다. 임원진을 설득할만 한 구체적인 수치가 필요했다. 얼죽아팀 박혜동 GS리테일 데이터운영팀 차장은 지난 1년간의 데이터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해 GS25의 연령별 판매 순위에서 30대(26.2%)가 1위를 차지했고, 30대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품목 톱5에 카페25가 포함됐다는 유의미한 데이터를 뽑아냈다.
권민균 과장은 "월 구독을 신청한 소비자들이 어느 점포에서나 동일한 품목을 접할 수 있도록 취급율이 90% 이상인 품목이어야 했다"며 "1만3000개 점포 중 1만1000개 점포가 갖춘 카페25가 구독경제 서비스 도입 대상으로 선정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여름철 수요가 폭증하는 커피 품목을 구독경제 대상으로 선정한 것도 내부에서 시기 적절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올해 3월부터 아이디어를 모으기 시작한 얼죽아팀은 지난달 카페25를 구독경제 아이템으로 선정한 뒤 한 달 반 만에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 빠른 의사결정 배경에는 "당장 본사에 손해가 나더라도 도전해보라"는 경영진들의 지원이 있었다. 현재 카페25의 최대 51% 할인율에 대한 손해 보전은 모두 본사가 담당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올해 초부터 사내 동호회인 '클로버'를 통해 임직원들의 창의성을 키우고 있다. 클로버는 각 부문과 담당의 경계를 허물었다. GS25와 랄라블라, GS수퍼마켓의 상품기획(MD)과 인사, IT부문과 영업팀 등 모든 임직원들이 자신이 원하는 동료들과 언제든지 팀을 꾸려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다. 얼죽아팀만해도 전략, 데이터, MD 외에도 마케팅, 영업 등 주력 분야의 팀원들이 한 데 모여있다. 각자 다른 의견은 취합을 위한 조언이 됐다.
권민균 과장은 "클로버 활동은 일종의 타 부서에 대한 참견"이라며 "자신의 분야에서 생각하지 못 했던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MD는 수익성을, 영업팀은 현장 반응을, 전략팀은 환불 등 각 전문 분야에 대한 고민이 모여 가장 완벽한 서비스를 만들어 낸다는 설명이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외국 방한객들의 필수 구매품 '허니버터아몬드'도 GS25 MD 손에서 탄생했다. 2013년 GS리테일 사내 아이디어 공유 인트라넷 '아이디어톡톡톡'에 올라온 허니버터아몬드 개발 아이디어는 임직원들의 가장 많은 동의를 얻어 실제 탄생됐다. GS리테일 MD 요청으로 허니버터아몬드를 개발한 제조업체는 매출 1000억원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GS리테일은 향후 카페25 유료 멤버십의 이용 현황을 분석해 구독경제팀(가명)를 구성해 새로운 편의점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구독경제 대상 품목으로는 도시락과 자체브랜드(PB) 음료 등이 거론되고 있는 단계다. 카페25 월 유료 멤버십 서비스 기한과 품목 연장 및 확대도 검토 중이다.
최윤정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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