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주 편의" vs "정보 탈취"…배달의민족·요기요 갈등 격화

↑ `배민장부` 매출 통합관리 예시 화면. [사진 제공 = 우아한형제들]

경쟁사 정보 공개를 둘러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사업자들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배달의민족이 자영업자에게 경쟁사 요기요 가입정보를 요구해 논란이 된 가운데, 배달의민족이 재반박에 나서면서 감정 싸움을 넘어 법적 다툼으로까지 번질 전망이다.
9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입장문을 내고 "자영업자 매출 관리 서비스 '배민장부'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한 법적 검토를 거쳤다"며 해당 서비스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민장부에서 수집하는 건 '요기요 정보'가 아니라 '외식업주가 요기요를 통해 올리는 매출액의 정보'"라며 "부당한 방식으로 경쟁사의 정보를 수집하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매출 정보 통합 관리를 위해 최소한으로 필요한 정보에 대한 수집 동의를 구하는 것이지 결코 일방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우아한형제들은 "요기요를 통한 매출 정보를 배민장부에 불러와 보기를 선택하더라도, 자영업자의 요기요 업주 전용 사이트 로그인 정보는 배민장부에서 제공하는 업소의 매출 통합관리 등 업주의 동의를 받은 목적 범위 내에서만 활용된다"고 덧붙였다.
배민장부는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자영업자 매출 관리 서비스다.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배민장부 서비스 확대를 위해 요기요 등 타 배달앱과 오프라인 신용카드 매출 통합 기능을 추가했다. 이 과정에서 우아한형제들이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개인정보처리방침 변경을 알리면서 요기요 가입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필수'로 수집한 것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됐다.
이후 우아한형제들 측은 요기요 가입 아이디와 비밀번호 수집을 '선택' 사항으로 바꿨다. 그러나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측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배달의민족이 자영업자들의 요기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수집하는 과정에서의 불법성에 관해 검토하고 있다"며 "자영업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확인되는 즉시 법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반발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갈등이 치열한 배달앱 경쟁에서 촉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매출 통합관리 서비스 '캐시노트'와 '장부장' 등을 사용한다. 이 서비스에서도 요기요와 배달의민족 등의 정보 사항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들 서비스는 제3자인 반면 배달의민족과 같은 직접 사업자가 경쟁사의 정보를 통합하려고 하면서 갈등이 빚어졌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 측은 "배민장부 서비스의 목적과 취지를 생각할 때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마땅히 제공해야할 가치를 쉽게 져버릴 수 없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 불필요한 논쟁보다는 자영업자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나갈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