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이 덮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치고 말았다. VR(가상현실) 게임을 즐기고 나니 금새 피곤함을 느낄 정도로 실감이 났다. 잠시 화면이 끊길 때를 제외하고 나면 VR 게임도 충분히 즐길만한 콘텐츠라고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지난 2일 방문한 브라이트(VRIGHT) 신촌점은 평일 오후였음에도 꽤나 많은 방문객들이 있었다. 고객 연령층도 방학을 맞이해 그룹으로 방문한 초등학생부터 젊은 커플들, 외국인 관광객까지 다양했다. KT는 지난해 2월 GS리테일과 합작으로 도심형 VR테마파크를 설립했고 현재 신촌점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박정호 KT IM사업담당 상무는 "GS리테일에서 사업 전략을 바꾸겠다고 해서 건대점을 가져가고 신촌점은 KT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방문객 숫자가 6만명에 달하고, 이들을 조사한 결과 만족도는 89%로 매우 높은 편이었다. 일종의 VR테마파크로서 통신사가 직접 만든 특화 콘텐츠를 즐기는 장소로 의미가 있다는 평이다.
실제로 체험을 해보니 최근 어트랙션 몇가지를 추가해 새 단장을 했고, 방문객도 많아서 분위기는 좋았다. 맨 처음으로 즐겨본 게임은 가장 인기가 좋다는 '스페셜포스VR' 이었다. 드래곤플라이의 대표 IP(지적재산권)인 스페셜포스를 KT가 VR버전으로 재창조한 이 게임은 최대 4명이 VR HMD(영상표시장치)를 착용한 뒤 가상현실 속에서 외계인의 침략에 맞서는 내용이다. 평소 FPS 게임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편이었지만 센서가 장착된 조끼형 전투 수트까지 입은 뒤 게임을 시작하자 몰입감이 상당했다. 작은 비행선을 타고 움직일 때는 바닥에 서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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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종 장비를 착용하고 `스페셜포스 VR`을 즐기는 모습. [사진제공 = KT] |
팀플레이 AR게임 '하도(HADO)'와 앱노리의 VR스포츠 콘텐츠 6종(야구, 양궁, 탁구, 테니스, 배드민턴, 스쿼시) 중에서 고른 배드민턴 대결 역시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에너지볼을 상대방에게 던져서 점수를 얻고, 배드민턴을 하듯이 손에 든 컨트롤러를 휘두르다 보니 어느새 입고있던 티셔츠에 땀이 배는 느낌이 들었다. 기본 어트랙션 이용요금은 횟수별로 최소 4000원~1만 5000원 사이에 있고, 어트랙션과 VR룸을 최대 3시간 동안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프리패스 요금제 등을 잘 쓴다면 주말 데이트 장소나 가족 나들이로 손색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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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을 이뤄서 상대팀에게 에너지볼을 던져야 하는 AR게임 하도(HADO)는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사진제공 = K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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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호 KT IM사업담당 상무가 VR 사업 방향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 KT] |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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