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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오전 1시께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옥외 공지에 마련된 제일평화시장 임시매장. 지난달 22일 발생한 대규모 화재로 제일평화시장 상인들이 천막 점포에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 김규리 기자] |
지난 5일 오전 1시께 서울 중구 서울지하철 1·4호선 동대문역 근처 동대문시장 골목. 지난 2002년 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동대문 패션타운'으로도 불리는 곳이다. 자정을 넘긴 시간이지만 주말 밤시장이 본격 열리면서 거리가 밝고 북적였다. 도매상가 앞 도로에는 지방으로 보낼 짐이 한가득 쌓였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주변으로는 주차 줄이 끝없이 이어졌다. 동대문시장 인근부터 차량 진입이 어려울 정도로 거리 전체가 활기를 띠었다.
이 곳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동대문 제일평화시장은 지난달 22일 발생한 화재로 아직 제 모습을 찾지 못했다. 꺼진 줄 알았던 불씨가 다시 불 붙으면서 진화작업만 23시간 넘게 걸린 대규모 화재였다.
제일평화시장 상인들은 건물 바로 앞 '제일평화 전층 임시매장'에서 새벽 2시까지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중구청이 DDP 옥외 공지에 천막을 세우고 600여 개의 임시 점포를 마련했다. 기존 단골들이 쉽게 매장을 찾을 수 있도록 천막 점포마다 층과 호수, 매장명을 붙여놨다.
임시 점포는 기존 매장만큼은 아니지만, 수백개의 조명 덕분에 밤에도 야외에서 옷 색상 등을 확인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모자를 눌러쓴 편안한 차림의 여성들이 사입장끼(영수증을 이르는 일본말. 동대문시장 등에서 주로 쓰인다) 여러 장을 손에 들고 매장을 샅샅이 돌아다니거나, 캐리어를 끌고 다니며 옷을 관심있게 살피는 외국인이 많았다.
중구청에 따르면 동대문 제일평화시장 보수공사는 4개월 정도 이어질 예정이다. 제일평화시장 한 관계자는 "성수기인 겨울을 앞두고 상인들이 화재로 이전만큼 수익을 낼 수 없을까봐 걱정"이라며 "지금도 새벽 2시까지만 일을 하고 있는데다 날이 추워지면 외부에서 일하기 더 힘들기 때문에 하루빨리 임시사업장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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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2일 화재가 발생한 제일평화시장 건물에는 빠른 복구를 약속한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 배윤경 기자] |
특히 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같은 SNS 기반 1인 마켓 활성화가 글로벌 SPA 브랜드와 중국의 저가 공세에 휘청이던 동대문시장에 활력이 되고 있다. 카페24, 샵바이 등 쇼핑몰솔루션을 이용하면 반나절만 투자해도 자사몰 구축이 가능한데다, 도소매 현황 등을 확인하거나 대행하는 솔루션인 MD렌즈, 링크샵스, 신상마켓 등이 IT기술로 동대문시장을 측면지원한다.
전자상거래 업계에 따르면 한 해 쇼핑몰 창업자는 12만~13만명 수준이다. 수치는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특히 시장의 30% 정도가 1인 마켓과 중소형 쇼핑몰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동대문 패션시장의 주요 고객으로 위상이 높아졌다.
동대문시장은 해외에서도 눈여겨 보는 곳으로 떠오르면서 중국 왕홍(중국 유명 크리에이터를 뜻하는 말)을 위한 QR코드 역시 대다수의 매장에 도입돼 있다. 왕홍은 실시간방송으로 상품을 바로 보여준 뒤 그 자리에서 주문을 받는 독특한 구매대행 방식으로 동대문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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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새벽 서울 중구 소재 동대문시장에는 골목마다 지방으로 보낼 상품이 길게 줄을 지었다. 중국 상하이, 홍콩 등 해외 물량도 다수였다. [사진 = 배윤경 기자] |
대표적인 동대문표 성공 신화로 꼽히는 의류브랜드 '스타일난다'는 현재 의류 뿐 아니라 화장품 브랜드 '3CE'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인지도를 확장한 이후 지난해 글로벌 화장품 회사 로레알에 6000억원에 매각해 패션업계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밖에 '난닝구', '나인걸', '트위' 등 동대문 의류 브랜드는 오히려 백화점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며 차별화된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기존 대형 유통사도 이 같은 트렌드에 가세한다. SSG닷컴은 독자적으로 이달말 'KDDM(K패션+동대문)' 브랜드를 추가로 개설해 동대문 의류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대식 동대문패션타운 관광특구협의회 사무국장은 "동대문시장 상품의 특징은 다품종 중저가 상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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