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식품의약국)에서 사이버보안 노출위험 때문에 리콜 조치된 '메드트로닉사의 인슐린펌프'가 국내에서는 아무런 조치없이 내년부터 건강보험 급여대상이 될 것으로 알려져 비판을 받고 있다. 휴대폰과 연동되어 인슐린 주입량을 조절하고 있는 인슐린펌프 소프트웨어가 해킹될 경우, 해커가 펌프 설정을 바꾸어 환자에게 인슐린을 과도하게 전달하여 저혈당증을 일으키거나 인슐린 전달을 중단해 고혈당 및 당뇨병성 케톤산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
'당뇨병 환우와 함께하는 시민연대'(대표 연광인)는 7일 식약처 국정감사가 열리는 국회 정문에서 릴레이 피켓시위를 벌이며 식약처의 조치를 촉구했다. 당뇨병 시민연대는 제1형, 제2형 당뇨병 환자 가운데 인슐린펌프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들의 권익을 위해 결성된 모임이다.
시민연대는 "지난 6월 27일 FDA로부터 사이버 보안 문제로 리콜 명령을 받은 인슐린펌프 '메드트로닉 미니메드 페러다임 712E'가 국내에서 사용되는 것이 안전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모델은 건강보험공단에서 2020년부터 소아당뇨병환자에게 건강보험 급여 대상으로 예정되어 있다"며 "식약처가 이에 대해 어떤 대책을 내놓았는지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연대 측은 "지난달 25일 FDA에 질의서를 보내 '특정 메드트로닉 미니메드(Medtronic MiniMed) 인슐린펌프는 잠재적인 사이버 보안 위험이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FDA는 홈페이지를 통해 메드트로닉 인슐린펌프의 사이버보안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으며, 메드트로닉은 미국에서 해당 인슐린펌프를 리콜하고 대체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공지하고 있다. 특히 FDA는 "미국 이외의 경우 메드트로닉이 거주 국가에 따라 지침이 포함된 알림 편지를 송부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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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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