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투자손실 사태를 부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를 판매한 우리·KEB하나은행이 모두 금융당국의 분쟁조정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사태가 일단락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손실을 본 일부 고객들이 불완전 판매를 넘어서 '사기'라고 주장하고 있어 법적 다툼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하나은행은 17일 '손님 신뢰 회복' 선언을 통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하고 따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은행과 달리 이번 사태에 미온적이었던 하나은행이 돌연 적극적으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우리은행도 전날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결정을 존중하고, 조속한 배상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며 수용 의사를 피력했으나 그 표현은 상대적으로 절제됐습니다.
하나은행의 이런 태도 변화에는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하나은행이 DLF 관련 자료를 삭제한 사실이 알려져 비판 여론이 제기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나은행만 자료를 감추거나 검사에 비협조적이었다고 지적하며 이번 자료 삭제를 "좌시할 수 없다"는 금감원의 강경한 입장을 하나은행이 의식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분조위 조정결과가 나오면 해당 은행은 20일 이내 수용여부를 결정해 회신해야 합니다.
금융감독원은 내달 중 분조위에 DLF 안건을 상정할 예정했습니다.
중간 검사결과에서 은행들이 내부 반대를 묵살하고 상품 심의기록을 조작하거나 상품을 불완전판매한 정황이 드러난 점을 고려하면 분조위에서 상당한 수준의 배상비율이 나올 것으로 관측됩니다.
분조위는 민원별로 진행돼 한번 결정된 사례가 향후에 일괄 적용되지 않습니다.
펀드의 만기가 도래해 손실이 확정된 고객이 조정을 신청하면 개별 사안별로 조정절차가 진행됩니다.
금융소비자원을 중심으로 한 일부 고객들은 분쟁조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소송을 내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DLF 사태를 불완전 판매가 아니라 소비자를 속인 사기라고 보며 원금 전액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양측의 법정 공방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MBN =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