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건강상태에 따라 마스크 착용 기준이 달라진다. 11일 국가기후환경회의와 질병관리본부, 대한의학회는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미세먼지와 국민건강'을 주제로 콘퍼런스를 열어 그같은 내용을 담은 '미세먼지는 줄이고 건강은 지키는 10가지 국민참여 행동'(국민행동)을 발표했다.
국민행동에 따르면 그동안 미세먼지가 나쁜 날 일괄적으로 제한됐던 실외활동이 일반인의 경우 초미세먼지(PM2.5) 농도 75㎍/㎥ 이하까지는 무방한 것으로 변경됐다. 그 수준 이하에서는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더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마스크는 노인, 임산부, 기저질환자 등 취약계층의 경우 PM2.5 36㎍/㎥ 이상이면 착용하는 게 좋다. 일반인과 어린이는 PM2.5 50㎍/㎥까지 마스크 없이 일상생활을 해도 무방하다. PM2.5 50∼70㎍/㎥ 구간에선 마스크를 착용하고 가벼운 일상생활을 해도 괜찮다. 홍윤철 서울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한국과 대기환경 기준이 유사한 대만에서는 PM2.5 50㎍/㎥까지는 운동을 하는 게 건강에 유익하다는 연구가 나왔다"며 "미국은 PM2.5 55∼149㎍/㎥, 영국은 PM2.5 71㎍/㎥ 이상 구간에선 일반인의 야외활동을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쁜 날에는 하루 3번 한 번에 10분씩 짧게 환기를 하는 게 좋다는 조언도 나왔다. 실내 환기를 하지 않으면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하이드, 휘발성 유기화화물 등이 실내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미세먼지가 좋거나 보통인 날에는 하루 3번 한 번에 30분 이상 환기하는 것이 좋고 음식물 조리 후에는 반드시 30분 이상 환기해야 한다. 외출 후에는 손을 씻고 세수 양치질로 몸에 묻은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날 국민행동은 미세먼지를 줄이는 방안도 제시했다. 차량의 경우 2부제를 지키고 가까운 거리는 걷고 먼 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또 공회전이나 과속, 과적은 하지 않
이날 행사에서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미세먼지 문제는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겠지만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며 "대기 질을 개선할 때까지는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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