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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장기기증 활성화를 가로막는 장기이식법 개정하라`기자회견에서 뇌사 장기기증인 고(故) 김유나 양의 가족과 이식인 킴벌리(오른쪽 두번째) 씨와 가족이 상봉하고 있다. 유가족이 든 사진은 고 김유나 씨.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2016년 미국 유학 중 교통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고(故) 김유나(사망 당시 18세) 양에게서 신장과 췌장을 이식받은 킴벌리 씨(24)와 김 양의 가족이 만났다.
20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킴벌리 씨와 김 양의 부모 김제박 씨(53)·이선경 씨(48)가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킴벌리 씨는 김 양의 4주기를 맞아 유가족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자 한국을 방문했다.
킴벌리 씨는 2세 때부터 소아당뇨로 투병했고, 18세 무렵 당뇨 합병증으로 신장이 모두 망가져 혈액 투석기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연명해 왔다. 그러다 19세 때 김 양의 장기를 이식받아 건강을 회복했다.
킴벌리 씨는 "유나는 나에게 신장과 췌장만을 준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인생을 선물해 줬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킴벌리 씨 가족은 김 양의 부모에게 천사가 들어 있는 크리스털 볼을 선물했다. 이어 김 양의 부모는 그들에게 가방과 향초를 선물했고, 눈물을 흘리며 안아줬다.
어머니 이 씨는 "유나의 장기를 기증 받아 건강을 되찾고 아몬드가 든 초코렛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 기뻤다는 편지를 받아 마음이 울컥했다"며 "편지를 통해 딸의 생명을 이어받은 이식인들이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것이 큰 위안이 됐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모임인 '도너패밀리'도 참석했다. 이들은 이번 만남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는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제31조에 의해 장기기증인과 이식인의 교류가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금전 등이 오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들은 "잘 지내고 있는지 소식 만이라도 들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김동엽 운동본부 사무처장도 "유가족과 이식인이 직접 서신 교류를 하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본부와 같은 기관의 중재 하에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서로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에서 소식만 전하겠다는 것"이라며 "법 개정을 통해 미
운동본부에 따르면 뇌사 장기기증인은 2016년 573명에서 2019년은 450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는 2016년 2만4600여명에서 2019년 3만2000여명으로 늘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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