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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욜란 다 비 쿨!”(Yolan da be cool).
그들은 ‘위 노 스피크 아메리카노’(We No Speak Americano)라는 노래의 주인공들이다. 그들의 음악은 9시 뉴스에서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하나 물어보자. 당신은 이처럼 전국적인 유행을 이끈 아티스트가 내한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
사실 강남 클러버들에게 ‘위 노 스피크 아메리카노(We No Speak Americano)’ 라는 곡은 고전 음악 같은 곡이다. 이 곡의 중독성은 상상 이상이다. 이 노래가 플레이 되기 시작하면클럽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입을 맞춰 ‘옴마다 밥 띠라나 빼라~’ 를 외쳤다. 이 노래는 예능프로그램 BGM으로, 광고에도 삽입되며 대중적인 사랑을 받게 됐다. 이 노래 뿐 아니다. TV CF에 깔리는 BGM 중 비트감이 있는 노래의 상당수는 클러버들에게 이미 익숙해질 만큼 익숙해진 곡들이다. 강남 클러버들의 취향과 감각은 분명 반 발자국 앞서간다.
몇 년 전 ‘새티스팩션(satisfaction)’이라는 광고 음악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베니 베나시(Benny Bannasi)가 한국 클럽에서 공연을 한 적 있다. 이날 클럽은 동방신기 콘서트를 방불케 했다.
클러버들은 베니 베나시가 턴테이블 앞에 서자마자 신도들로 변해버렸다. 다들 한 손에는 술잔을 들고 베니 베나시를 향하여 뜨거운 눈빛과 손짓을 보내며 그를 찬양했다. 그가 트는 음악의 도입부만 듣고도 무슨 음악인지 캐치하고 리듬을 탔으며, 곳곳에서 ‘I love you, Benny!’, ‘You are the God!’ 이라는 말이 터져 나왔다. 턴테이블 앞에 선 베니 베나시는 추앙받는 무하마드 알리였다.
빅뱅, 레인보우, 애프터스쿨 등 국내 가수들과 곡 작업을 함께 하며 익숙한 이름인 일본 출신 DJ 다이시댄스는 강남의 한 클럽에 고정으로 출연한다.
이 처럼 세계적인 DJ들이 1시간 반 정도 플레잉을 하고 받아가는 페이는 억대(항공권, 호텔 제외)를 호가한다. 티켓 가격 역시 10만 원정도로 웬만한 팝스타의 내한공연 못지않다.
하지만 알고 있었나? 이들이 한국에서 공연을 했다는 것을.
강남 클러버들은 파티의 프레스티지에 따라 움직이고 돈을 쓴다. 그들이 돈을 지불하는 곳은 ‘문화’다. 하지만 이들의 ‘반발자국 앞서는’ 문화는 프레스티지라는 속성 탓에 적극적인 홍보와 맞지 않는 면도 있다. 대체로 이들이 공연을 하는 클럽의 홈페이지나 관련 커뮤니티 정도에서 공유될 뿐이다.
파티 플래너들이나 DJ들 입장에서도, 그들의 음악을 잘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와주는 게 파티를 성공과 직결되기 때문에 굳이 전국적인 홍보를 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진다. 실상 이들에게만 알려도 하루면 예약이 꽉 차 버리는 것도 사실이다. 유명 DJ가 내한하는 파티의 VIP 테이블 싸움은 한일전을 방불케 한다.
결국 이들의 파티를 갈 수 있느냐 없느냐는 정보력 싸움이다. 유명 DJ들의 내한 소식은 대부분 트위터를 통하여 알려진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정보력을 행하지 않는 이상, 당신이 이 파티 일정을 알리 만무하다. 게다가 누가 그런 정보를 많이 올리는가에 대해서도 문외한이면 기회는 더 멀어진다. 곧 인포 리치(Info-rich)들의 승리라는 것이다.
강남 파티에서 잘 노는 것에 외모와 화술이 전부는 아닌 것이다. 유행하는 음악을 캐치하는 센스, 즐길 줄 아는 끼, 정보력도 필요하다. 잘 노는 것은 분명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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