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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에 감동한 대중, 가수에 대한 존경심은?
가수 이승철의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와 관련한 발언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승철은 최근 케이블 보도채널 mbn '뉴스M'에 출연해 '나가수에 대해 "처음 '나가수'가 출발했을 때는 가수에게 점수와 순위를 매기는 것에 반대 입장이었지만 도전 정신을 한 번 보여주고 싶은 생각은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곧바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승철의 '나가수' 출연설로 확대 해석 됐고 이승철의 '나가수' 출연요구로 모아졌다. 이승철의 미니홈피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아, 방명록에는 '나가수' 출연 요청 글들이 줄을 이었다.
논란은 이승철이 팬들의 방명록 글에 하나씩 답글을 달아주면서 시작됐다. 평소 미니홈피 일촌신청을 받아주거나 미니홈피 댓글을 남기는 등 팬들과 소통을 즐기는 이승철이 '나가수' 출연요청에 간접적으로 고사 의사를 밝힌 것.
이승철은 "인기방송이란 이유로 출연, 딸랑 노래 한 곡으로 저의 25년을 평가받고 싶진 않다. 수백번의 실수와 수천번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저만의 무대로 평가받고 싶다", "그 노래라는 걸 자랑질 한다는게 저하곤 맞지않는다" 등의 글을 적었다.
간절히 이승철의 출연을 요청하던 네티즌들의 태도가 돌변했다. 왜 한입갖고 두 말하냐는 식이다. 이에대해 "선배로서 시청자로서 '나가수'가 시작보다 좋은 방송으로 거듭나고 있어 보여 좋아 보인다는 뜻이다"고 설명했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인신공격까지 서슴치 않는다.
기본적으로 이승철이 '나가수'에 출연 여부는 전적으로 이승철의 선택이다. 매해 '가장 보고 싶은 라이브 공연' 설문조사 1위, 2006년 이후 전공연 예매율 1위, 전국투어 전회 매진 등 이승철 공연의 퀄리티와 티켓파워는 국내 최정상급이다. 이승철은 5.1채널 돌비서라운드 시스템으로 무장한 세계수준급 음향장비와 국내 최정상 연주자들이 포진된 이승철의 황제 밴드, 이승철 스스로가 25년 넘게 만들어온 다수의 히트곡과 탁월한 가창력으로 이 관객을 끌어 모았고 두터운 연령의 팬층을 만들었다.
뮤지션 입장에서 돈을 지불하고 티켓을 구입해 뜨거운 환호를 쏟아내는 팬과, 25년차 가수의 가창력에 점수를 매기겠다고 평가지를 들고 있는 청중평가단과 시청자들 중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는 자명하다.
'나가수'에 마땅히 나와야 한다며 출연을 요구하던 네티즌들 중 일부가 갑작스럽게 태도를 돌변했다. 대중이 부르는데 대중가수가 감히 그걸 거부하냐는 식이다. 이는 다분히 가수라는 존재에 대한 인식 수준에서 기인한다.
한 20년 차 가수는 사석에서 "대중이 가수의 주인 인냥 착각하는데 실제로 주인행세를 하려면 최소한 앨범을 사줘야 하는거 아니냐"며 한숨을 토해냈다. 실제로 상당수의 기성가수들의 음악은 특정 마니아층이 소비하고 있지 '대중'으로 불릴만한 불특정 다수가 아님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나가수'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만은 사실이다. '나가수' 출연 가수들이 혼신을 다해 완성한 무대에 대중들이 감동을 받고 있는 것도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그만큼 뮤지션 자체에 대한 존경심이나 최소한의 예의가 갖춰졌는가는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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