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도가니 담당 형사였다”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을 담당했던 한 형사가 영화 ‘도가니’를 보고 난 후 트위터에 심경을 올려 화제다.
광주 남부경찰서 형사과 과학수사팀 김광진 형사는 지난 4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도가니 담당 형사였다. 어느덧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내 기억 속에서 서서히 사라져 갔던 그 애들을 기억하기 위해 당시 사건을 같이 수사했던 선배 형사와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 내용을 확인하면서 그 사건은 세상의 모든 단어를 사용하더라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다”며 “피해 학생과 의사 소통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 수화통역사를 통해 피해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서로 의사 전달이 어려운 점은 있었지만 손가락의 움직임이나 얼굴 표정에서는 그들이 당한 고통이 텔레파시처럼 전달돼 내 가슴을 찌르는 듯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만든 일그러지고 처절한 그들의 수화에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고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영화에 다소 과장된 부분을 지적하며 “피해 학생이 열차 사고로 사망하는 등 사실과 다른 영화 장면을 보면서 안타까움은 있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영화를 통해 모든 국민이 소외된 사회적 약자의 인권에 대해 자성하고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다행스럽다”며 “우리나라에 비극이 재발되지 않길,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는 간절한 바람을 드러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happy@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