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위해 런던에서 한국으로 날아온 배수정은 지난해 9월 16일 첫 호흡만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Bust your windows’(버스트 유얼 윈도우즈/재즈민 설리반)로 멘토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배수정은 이후 ‘I am free’(아이 엠 프리/머라이어 캐리)와 ‘예감좋은 날’(럼블피쉬)로 이미 완성도 높은 도전자임이 확인됐다.
세계적 명문 런던정경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회계사라는 타이틀은 배수정의 후광이 됐지만, 한편으로는 가수를 향한 열정을 퇴색시키기도 했다.
멘토스쿨 합류 전 최종 무대 ‘편지할께요’(박정현)는 그 후광이 거품일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으며 시청자들에게 회의감을 안겼다. 가까스로 이선희 멘토에 합류한 배수정은 점점 노래에 집중해갔다.
린의 곡 ‘실화’로 이선희 멘토와 시청자들에게 다시 처음의 충격과 확신을 되살린 그녀는 이은하의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으로 생방송 첫 무대를 성공리에 마쳤다.
이후 파격과 안정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기대에 어긋남 없는 무대를 이어갔다. 배수정은 ‘러브(L.O.V.E)’를 통해 고혹적 중저음과 능수능란한 기교를 선보이며 다음 생방송 무대 진출이 보장된 ‘골든티켓’을 처음으로 따냈다.
씨엔블루 ‘직감’에서의 락커변신은 다소 불안했지만 실험적이었고, 그 결과 2주 연속 ‘골든티켓’을 손에 넣었다. 노래하는 사람이 아닌 무대를 꾸미는 ‘가수’로 성장해가는 과정이었다.
동물원의 ‘거리에서’, 박효신의 ‘괜찮아’는 힘을 빼고 성숙한 감정표현에 집중했고 무난한 평가를 얻었다.
이후 임정희의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music is my life)’는 세상을 향한 그녀의 외침이었다. ‘음악이 나의 삶’이라는 선언처럼 런던 최고 회계법인 회계사 직업을 포기하고 가수의 꿈을 택한 그녀의 공연은 절절하면서도 힘이 넘쳤다. 가장 배수정다운 무대였다는 극찬이 쏟아졌다.
‘TOP3’ 경연에서 배수정이 택한 머라이어캐리의 ‘Hero(히어로)’는 그녀가 갈 길이 팝음악 디바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결승전인 그랜드파이널 무대에서 배수정은 한 사람에게 바치는 노래로 ‘칠갑산’을 선곡했다.
아버지를 위한 절절한 무대에 그의 어머니와 가족들은 눈물을 흘렸다.
배수정이 기본적으로 지닌 가수로서의 완성도는 상당한 수준이기에 앞으로는 그 매력을 더 다듬어 빛나는 보석으로 올라서야 할 과제가 남았다. 방송이라는 장막
그럼에도 자신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무대에서 내려온 배수정은 ‘위대한 탄생 2’의 최대 수혜자라 할 만 하다. 모든 것에 탁월한 ‘엄친아’들은 얄밉지만 모든 걸 갖춘 가수는 감동적이다. 배수정은 준우승을 통해 그 첫발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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