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진·최윤영, 이 초짜 부부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KBS2 주말극 ‘내 딸 서영이’가 전작 ‘넝굴째 굴러온 당신’에 이어 시청률 40%를 가뿐히 돌파했다. 특히 ‘신혼’ 박해진 최윤영은 복잡하게 엉킨 관계들 속에서 가슴 조리지 않고 볼 수 있는 유일한 커플. 방송 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두 사람을 응원하는 글들로 도배되는 한편, 분량 확대를 요구하는 의견 역시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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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정에겐 정말 미안하죠. 상우에게는 미경을 잊기 위함과 동시에 가족을 지키기 위함이지만 사실 굉장히 이기적인 선택이니까요. 상우가 호정에게 어떻게 하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겠죠? 호정이 같은, 한 남자를 온전하게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면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두 사람이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데는 바로 이 점이 있다. 완성형이 아닌 진행형이라는 것, 안전과 위기를 반복하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탈피했다는 점이다. 복잡한 사연 속에서 자존심·애증 등의 감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서영(이보영)과 우재(이상윤) 식의 비틀기 보다는 전공법을 택했다.
“분명 사랑도 중요하지만 드라마 속 상황처럼 내 누나가, 혹은 내가 아끼는 누군가의 삶을 망쳐야 한다면 저 역시 포기할 것 같아요. 다행히 상우는 복이 참 많은 것 같아요. 두 사람(호정, 미경) 모두 매력적인 여자들이니까요. 하하”
이 남자, 보면 볼수록 다양한 모습을 지닌 게 어딘가 상우와 비슷하다. 똑 부러지는 말투 뒤로 따뜻한 미소가 있고, 부드러운 표정 안에서 열정적인 눈빛을 읽을 수 있다. 완벽주의이면서도 어딘가 허당끼가 있다. 말 그대로 두 얼굴의 사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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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처럼 편안하고 많은 걸 공유할 수 있는 연애가 좋아요. 하지만 (연예인이라는)직업 특성상 결혼을 한다면 조금 더 나를 완전하게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호정이처럼요.”
그의 답변에는 가식 같은 건 없었다. 망설임 없이 자신의 연애관을 털어놓는다.
“행복한 가정에 대한 열망이 남들 보다 좀 강한 편이에요. 때문에 가정을 꾸린다면 절대 깨트리고 싶지 않고, 그러기 위해서는 저를 완전히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저 역시 한 번 사랑을 하면 쉽게 변하거나 머리를 쓰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진심으로 서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죠.”
연애 공백기는 약 3년이 지났다고 했다. 그는 “이전까지는 상대방에게 무조건 맞춰주는 성향이 강했지만 그게 늘 정답은 아니었다”며 “점차 일에 대한 욕심도 생기고, 미래와 꿈에 대한 열망도 깊어지다 보니, 이제는 서로가 함께 맞추고 이해할 수 있는 만남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답변은 숨김없이 쿨 했다, 3년의 공백 후 오랜만의 복귀에도 불구, 자연스러운 연기로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이 같은 꾸밈없는 진정성 덕분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내 딸 서영이’의 인기 요인, 그리고 자신의 캐릭터가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공감, 그리고 소통’을 꼽았다.
“볼 때 마다 기분 좋고 웃음이 가득한 내용은 아니지만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에요. 드라마지만 가족 간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상우 역시 한 가지 면만 지닌 캐릭터가 아니에요. 안타깝지만 용기를 주고, 너무한다 싶지만 또 이해가 가죠. 보면서 응원하게 되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포인트인 것 같아요.”
드라마는 인물들의 위기와 시작 등을 동시에 담아내며 본격적인 2막을 열었다. 꿈의 시청률 50%를 앞두고 박해진은 가장 기대되는 캐릭터이자 배우로 꼽히는 가운데 그의 진가 역시 본격적으로 빛을 발휘할 전망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사진 강영국 기자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