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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남자들의 진한 우정으로 향수 자극
친구들의 우정과 추억의 학창시절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 2011년 영화 ‘써니’가 7080 세대의 향수를 자극해 700만 관객을 동원했고, 지난해 3월 ‘건축학개론’은 첫사랑을 추억하게 만들며 관객의 복고감성을 자극해 신드롬을 만들어 냈다.
‘전설의 주먹’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세 친구의 우정과 치유에 대한 가슴 뜨거운 이야기가 대한민국에 또 한 번 복고열기를 더하고 있다. 학창시절 한번쯤 경험해 봤을 만한 전설에 관한 기억 및 남자들 간의 변치 않는 우정과 의리를 동반한 스토리로 중 장년층에게 향수를 선사한다.
대한민국 가장들의 애환을 그리다
2013년 핫 키워드는 부성애. 안방과 스크린 모두에서 최고의 이야깃거리다. 아버지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전설의 주먹’은 부성애라는 키워드의 정점을 찍는다.
88올림픽 복싱 챔피언을 꿈꿨지만 좌절되고 성인이 된 후 국수집 사장이 된 임덕규(황정민)는 딸을 홀로 키우며 살아간다. 전설 대전 링 위에서 거친 액션을 하는 투박한 모습 뒤로 딸 앞에서 한 없이 작아지는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임덕규의 어린 시절 친구이자 전설 대전에서 맞붙게 된 이상훈(유준상)은 대기업 부장이지만 가족과 떨어져 사는 기러기 아빠다. 이상훈이 외국에서 공부하는 자식과의 애틋한 통화 장면은 가족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들의 진한 부성애는 관객들의 뜨거운 공감을 받으며 스크린을 물들이고 있다.
강우석 감독의 주특기 사회문제 비판
강우석 감독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투캅스’, ‘공공의 적’ 등의 전작들을 통해 입시 지옥, 경찰 비리, 지배층의 부조리 등 사회 문제를 꼬집었고 흥행에도 성공해 ‘흥행술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자칫 무거워 보일 수 있는 사회문제들을 강 감독의 특유의 유머와 재미있는 에피소드 등을 통해 유쾌하게 그려내어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전설의 주먹’에도 자녀의 교육을 위해 기러기 아빠를 자처한 이상훈의 상황 등 40대 가장의 현재 모습과 학원 폭력, 사회 지배층의 권력 남용 등의 이야기가 녹아 있다.
여기에 리얼 TV쇼 ‘전설의 주먹’을 통해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폭력성도 지적하고 있다. 강 감독의 사회비판 의식은 관객들 가슴을 두드리고 있어 관객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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