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출연하고 바뀐 것요? 일단 제가 안경을 쓰게 됐고요.(웃음) 사람들이 알아보는 게 신기하고 감사해요.”(이찬혁) “음식점 가면 서비스도 주고, 깎아줘서 행복해요.”(이수현)
우승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수현양은 “이 자리에 있을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우승해서 얼떨떨하고 기쁘다”고 했고, 찬혁군은 “‘우승해야겠다!’고 하고 도전한 게 아닌데, 우승할 줄 몰랐다. 참여하면서 꿈과 1등하고 싶다는 생각이 생겼던 것”이라고 웃었다.
동생 수현양은 “아직 상금을 못 받았지만 옷을 사고 싶다”며 10대다운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앞서 상금을 타면 사고 싶다던 신발에 대해서는 “지인이 선물로 줬다”며 좋아했다. 평상시 기분과 상황을 노래로 담는다는 찬혁군은 “지금 겪고 있는 상황, 우승해 기쁜 마음을 자작곡에 담으려 하고 있다”고 밝혀 다른 곡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8개월 동안 진행된 ‘K팝스타2’. 18살, 15살 어린 남매에겐 힘든 시간이었다. 특히 생방송 무대에 올랐던 톱10 친구들이 힘이 돼줬다고 고마워했다.
찬혁군은 “아무래도 공감대가 많고, 같이 고생하며 울고 웃고 했으니 가장 큰 힘이 됐다”며 “‘지금은 힘들더라도 돌이켜보면 다 추억이 되고 감사할 일이 될 것’이라고 서로 얘기한 적이 있다. 얼마 안 지나긴 했지만 지금 보면 힘든 게 생각 안 난다. 다시 돌아가면 재미있을 것 같고, 그립기도 하다”고 기억했다.
수현양은 “룸메이트였던 (최)예근 언니가 제일 힘이 됐다”며 “무대에 올라와서 힘들면 울었는데 항상 옆에서 다독여줬다”고 회상했다.
생방송 무대에서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배틀 오디션 때 ‘착시현상’, ‘원 오브 어 카인드’를 불렀는데 혹평을 받았어요.”(찬혁) “(방)예담이가 생각보다 정말 잘해서 깜짝 놀랐죠.”(수현)
찬혁군은 가장 애착이 가는 자작곡으로 ‘다리꼬지마’를 꼽았다. 그는 “우리가 여기까지 있게 해준 곡”이라며 “장난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가사도 칭찬해주시니깐 얼떨떨했다. 친구들이 그냥 ‘좋네’하고 말았던 곡인데 그렇게 칭찬받아 감개무량했다”고 기뻐했다.
지난해 1월, 춤과 그림 등 예체능에 관심이 있었을 뿐이었던 찬혁군은 “아는 형이 작곡을 하기에 멋져 보여서 장난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진지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한 곡을 만들 때 짧으면 5분, 평균 30분이 걸린다고 했다.
특히 찬혁군은 “음악을 접한 지 얼마 안 됐다”며 “미션을 받으면 누구 노래지? 유명한 노래인데도 잘 몰랐다. 잭슨 파이브도 방송을 하면서 알았다”고 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수현양은 “배운 건 아니지만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좋아했다. 장기자랑을 하면 꼭 친구와 노래를 불렀다”고 웃었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남매는 서로의 장단점을 뭐라고 얘기할까.
“수현이의 목소리가 매력있다고 생각하고 칭찬하고 싶어요. 단점이 있다면 키죠. 항상 불편해요. 항상 힐을 신고 와요. 저는 굽 있는 걸 안 신겨 주더라고요. 수현이가 더 크다는 얘기가 돌아서 속상해요.”(찬혁) “오빠의 장점은 제가 듣기에도 곡은 신선하고 좋은 것 같아요. 단점은 자기 색깔이 강하다 보니깐 제가 의견을 내면 ‘별로!’라고 바로 잘라버리는 게 있어요.”
대중이 갖는 관심은 엄청나다. 이들이 어떤 소속사를 선택해 어떤 가수가 될지 눈길이 쏠린다. 찬혁군은 “아무래도 저희 음악을 같이 고민해주고 사랑해주는 소속사를 생각하고 있다”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소속사였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어 “저희의 앞길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 같다”며 “주위 분들 조언을 많이 들으려고 한다. 세 소속사 모두가 무척 좋은데 엄마, 아빠와 많이 고민하고 있다. 아직 정해진 곳은 없다”고 했다.
이른바 스타시스템으로 유지되는 거대 기획사에 들어가면 악동뮤지션만의 매력이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수현양은 “음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배울 게 많다고 생각한다”며 “방송을 하면서도 3사에 가서 트레이닝을 받았는데 우리 색깔을 잃어버리지 않았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다”고 웃었다. “SM, YG, JYP의 단점은 모르겠고, 장점만 보인다”는 그는 “열심히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남매는 22일 휴식차 부모님과 몽골로 떠날 예정이다. 이들의 바람 혹은 꿈은 뭘까.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했을지 몰라도 함께 이해하고 들었으면 좋을, 저희 생각과 이야기를 전하는 악동뮤지션이 되고 싶어요.”(찬혁) “저희를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수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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