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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슬’은 전날 누적관객 12만3253명을 기록했다. 이날 하루 동안 67개 상영관에서 893명이 관람해 국내 독립 극영화 최고 흥행작인 ‘똥파리’가 기록한 12만3046명을 넘어섰다.
100개관 이상에서, 쉽게 관객을 만날 수 있는 영화들과 달리 독립영화가 100개도 되지 않는 상영관에서 이 같은 기록을 세운 건 이슈거리다. 또 독립영화가 10만 관객을 넘은 건 2009년 ‘똥파리’(양익준 감독) 이후 4년 만이다.
지난해 용산 재개발 사업의 어두운 단면으로 인한 비극을 다룬 ‘용산 참사’ 문제를 짚어 반향을 일으킨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이 7만3618명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무고한 제주도민의 학살을 다룬 영화가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제주도 4.3사건을 다룬 ‘지슬’은 ‘해안선 5km 밖 모든 사람은 폭도로 간주한다’는 미군정 소개령을 듣고 피난길에 오르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아픈 기억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그 시대 제주 섬사람들의 천진한 일상을 비추어 아이러니한 웃음을 잊지 않는다. 한국의 역사와 일상의 대비를 담아낸 영화는 먹먹한 울림을 전한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오멸 감독이기에 전달이 가능했던 영화의 영상미와 의미가 관객들에게 제대로 ‘꽂혔다’는 분석이다. 문화·연예계 인사들이 자발적으로 ‘지슬’ 알림이가 됐고, 관객들도 SNS를 통해 추천 영화라고 소개하고 있다.
‘지슬’은 67개 상영관에서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제29회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으며 외국에서도 주목을 받았지만, 국내에서 더 많은 관객이 영화를 향한 관심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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