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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엘이란 이름은 어둠에서 빛이 난다는 뜻의 ‘루미너스(Luminous)’와 본명의 이니셜 ‘엘(L)’을 합성해 만든 것. 무대에서 더욱 빛날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지난해 여름 첫 싱글 ‘뽀뽀뽀’로 가요계에 데뷔했던 그녀가 10개월 만에 돌아왔다. 상큼 발랄한 매력이 돋보이는 두 번째 싱글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맛깔스러운 보이스는 ‘뽀뽀뽀’ 때보다 한층 더해졌다.
새 앨범으로 컴백한 소감을 묻자 돌연 “죽기 살기로 할 것”이라 답한다. ‘뽀뽀뽀’의 결과를 냉철하게 분석하며 절치부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가수로서 지난 앨범은 솔직히 잘 안 됐죠. 하지만 그것에 대해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실패 치고는 스케일이 너무 작거든요. 그 정도 실패로는 안 되요. 그렇다고 이번에 또 안 되고 싶진 않아요(웃음).”
고등학교 때부터 소속사 대표의 눈에 띄어 ‘찜’ 당했을 정도로 잠재력과 끼가 넘친 루미엘은 걸그룹 열풍에도 당차게 솔로 데뷔를 선언했지만 막상 맞닥뜨린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신인이 방송에 노출되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든 구조잖아요. 특히나 대형기획사 아닌, 신생기획사 신인으로는 방송 출연 자체가 한계가 있죠. 섭섭하다기보다는 울컥했어요.”
야심차게 첫 발을 뗐지만 결국 활동은 당초 계획보다 일찍 접었다. 이번 컴백을 앞두곤 성형외과 의사인 아버지의 도움으로 ‘튜닝’도 했다.
“데뷔 때 사진만 봐도 딱 (성형한 줄) 아시잖아요”라며 성형 사실을 솔직하게 고백한 루미엘은 “아버지가 직접 해주셨다. 정성을 들여 하셨다더라”고 말했다.
그렇게 더 예뻐져 돌아온 루미엘은 ‘뽀뽀뽀’ 때보다는 더 여성스럽고 당당하게 ‘커피 한 잔’으로 남자들을 유혹할 계획이다. “섹시라고 하기엔 다소 약하지만 여성적인 매력으로 다가갈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루미엘은 “커피 CF는 바라지도 않는다”며 “커피 관련 프로모션 제안이 들어오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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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함 없이 자란 유복한 환경 덕분에 어려서부터 피아노, 오보에 등 다양한 악기를 배우며 자랐다. 성악도 배웠다. 외국인학교를 나온 그는 현재 4개 국어를 구사할 줄 알고, 영어는 네이티브 수준이다.
하지만 스스로 “온실 속 화초로 자랐다”고 고백하며, 지금은 ‘루미엘’이라는 또 하나의 이름으로 세상에서 홀로서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수로서의 성공도 바라지만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는 만큼 단순히 무대 위 퍼포먼스만이 아니라 다양한 시도도 꿈꾼다.
좋아하는 뮤지션을 묻자 더xx, 오지은, 이이언(못), 시규어로스 등 음악 깨나 듣는 사람들이 알 법한 뮤지션들의 이름이 술술 나온다. 자신의 취향을 분명히 찾아가는 타입. 그는 “평소 애늙은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보아, 엄정화, 이효리, 아이비, 박지윤 등 여자 솔로 가수들은 모두 닮고 싶은 선배들. 동갑내기로 먼저 활동 중인 아이유와 주니엘 역시 루미엘에게는 선의의 경쟁자다. 롤모델은 벨기에 출신 남자 싱어송라이터 고티에(Gotye)다.
“원래 줄 서서 기다리는 걸 싫어하는 편인데(웃음), 고티에의 라이브 공연을 보기 위해 한 시간 넘게 기다려서 봤어요. 전문적인 악기를 다루면서 라이브를 하는 모습이 너무나 멋있었어요. 특히 공연날이 광복절이었는데, 광복절 관련 한국말 영상을 튼 것 역시 인상적이었죠. 다양한 아이디어를 자신의 공연에 넣어 선보이는 연주를 저 역시 해보고 싶습니다.”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하기 위해 연습을 열심히 했지만 너무 열심히 한 탓에 성대를 다치고 말았다. 본의 아니게 컴백 직후 2주 동안 휴식기를 갖고 있지만 그 사이 악바리 같은 근성은 더욱 커졌다.
“이젠 ‘엄친딸’도 특색도 아니잖아요. 남들과 다른 무언가가 있어야 되죠. ‘쟤 미쳤나봐’라는 소리를 들을 때 까지, 죽어라 할거예요. 무대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 지켜봐주세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