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는 자신의 결혼 보도가 나온 지 만 하루만인 지난 4일, 팬카페를 통해 결혼을 계획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이효리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결혼하는 것 맞다. 9월쯤에 하는 게 좋겠다고 서로 얘기만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효리는 핑클 멤버 중 가장 먼저 결혼, ‘품절녀’가 됐다. 비슷한 시기 활동했던 걸그룹 S.E.S의 경우 바다를 제외한 유진과 슈가 이미 결혼한 상태. 아직 핑클 멤버 옥주현, 이진, 성유리는 미혼이다.
이른바 ‘응칠’(응답하라 1997) 세대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자 꿈 그리고 이상형이었던 이들 원조 요정을 떠나보내는 팬들은 축하와 동시에 오묘한 감정에 휩싸인다. 영원할 것만 같던 요정들이 한 남자의 여자가 되고, 또 아이 엄마가 되는 모습을 목도하는 과정에서 누군가는 세월의 덧없음을, 또 다른 누군가는 허탈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 누구의 결혼보다 이들의 결혼 소식은 유난히 흐뭇하다. 10대 후반이라는 어린 나이 데뷔, 20대(30대 초까지)를 가수 혹은 배우로서 커리어를 쌓아가며 프로페셔널하게 보낸 뒤 너무 늦지 않은 시기 한 여자로서의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이 설명하다시피, 연예인이라는 스포트라이트를 걷어내면 이들 역시 평범한 여자이기 때문이다.
유진은 2011년 7월 배우 기태영과 비밀연애 끝 결혼에 골인했다. ‘여신’ 유진의 결혼에 많은 팬들이 망연자실 했지만 더 없이 큰 축하를 보낸 것 또한 팬들이다. 톱클래스를 달리는 여자 스타의 결혼 연령치고 비교적 빠른 것이 사실이지만 한 여자로서 가장 적절한 시기 결혼을 선택,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유진은 각종 방송 및 행사를 통해 깨소금 넘치는 신혼을 꾸준히 공개해왔다. 또 케이블채널 온스타일 ‘겟잇뷰티’ 뷰티 멘토로서 프로페셔널을 쌓는가 하면, 최근에는 MBC 드라마 ‘백년의 유산’에서 이혼녀 역할을 소화하며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혔다. 결혼 후에도 변함없이 왕성한 활동을 벌여온 점은 주목할 만 하다.
유진에 앞서 2010년 결혼한 슈의 경우, 결혼 후 1년 만에 아들 ‘유’를 출산하고 육아에 전념하면서 잠시 무대에서 멀어졌다. 한 남자의 아내이자 엄마의 길을 택한 뒤에도 행복한 근황을 전해온 슈는 최근 뮤지컬 ‘부활, 더 골든 데이즈’를 통해 뮤지컬 무대에 복귀하며 벅찬 감격의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현재 쌍둥이 딸을 임신 중인 슈는 남편 임효성과 가족 화보를 통해 여느 평범한 가정의 소소하고 행복한 일상을 보여주고 있다. 어떤 면에선 특별하지 않아 더 정겹고 흐뭇함을 주는 케이스다.
이효리의 결혼 후 행보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나온 바 없다. 혹자는 결혼 후 은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보이고 있지만 1998년 핑클 1집 앨범 ‘블루레인’으로 데뷔 후 2003년 솔로로 데뷔 ‘텐미닛’을 발표한 후 현재까지 여자 솔로 가수로 독보적인 인기를 누려온 이효리의 가수 은퇴는 쉽게 생각해보기 어렵다.
다만 예비남편 이상순의 영향으로 이번에 발매한 정규 5집부터 음악적으로 다양한 시도가 목격되는 만큼, 향후 가수 활동을 함에 있어서 음악적 컬러가 달라질 것은 예상해볼 수 있다. 유기견 보호 운동에도 꾸준히 활동하는만큼 소셜테이너로서의 모습 또한 이어질 전망이다.
그 와중에도 이상순의 부모 인터뷰를 통해 공공연히 알려지다시피 예비 시부모님께 싹싹하게 잘 하는 모습은 한 남자, 이상순의 여자가 된 행복감을 엿보게 한다. 벌써부터 시댁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모습은 모든 ‘며느리’들의 부러움을 살 만 하다.
무엇보다 결혼 후 가정 생활에 충실하는 것은 남성에 비해 특히 여성이 더 크게 누리게 되는 행복이자, 여전히 이 사회가 상대적으로 남편보다 ‘아내’들에게 요구하는 덕목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과 가정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현명하게 조율하는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프로라 할 수 있다.
한편 이효리와 이상순은 2011년부터 공식 연인 사이로 발전, 3년째 공개 열애 중이었다. 두 사람은 제주도에 신축한 집에서 가족들과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릴 전망이며 신접살림은 제주도에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