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인조 동방신기의 안정성과 차별성
무엇보다도 가장 큰 숙제는 2인조 동방신기의 체제의 유지다. 동방신기에게 2009년 박유천, 김재중, 김준수의 탈퇴로 인한 빈자리는 가장 큰 숙제였다. 실제로 동방신기는 ‘톤’(TONE)과 ‘타임’(TIME) 두 장의 정규 앨범을 통해 2인조 동방신기의 음악과 무대 구성의 가능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했다.
이번 투어에서도 마찬가지. 기본적으로 동방신기는 2인조로 재편된 이후 발표한 앨범 수록곡들로 공연 셋리스트를 채웠다. 분명 유노윤호의 가창력은 과거 랩을 주로 담당하던 시절보다 눈에 띄게 성장했고, 최강창민의 카리스마와 흡입력 역시 한층 농익었다.
하지만 여전히 동방신기의 히트곡들 중 상당수는 2009년 이전에 발표된 것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는 향후 이들이 지속적인 투어를 펼치는데 있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2009년 이전의 해당 노래가 나올 때 마다 다섯 명의 동방신기에 대한 아쉬움은 깊어질 수 밖에 없는 까닭이다.
새로운 히트곡들을 꾸준히 생산해 공연에서 과거 래퍼토리의 비중을 줄이는 방법은 현재로써 차선이다. 기존 보여줬던 퍼포먼스의 구성력과 짜임새를 대체할 2인조 동방신기만의 새로운 음악적 개성을 찾는 것이 필요한 시점인 것.
유노윤호는 닛산 스타디움 공연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은 댄스 음악을 하고 있지만 언젠가 다함께 편하게 즐기는 음악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자신들의 음악적인 방향 변화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 군 복무 최소 2년 최대 4년 공백에 대한 대비
유노윤호는 1986년 2월 생으로 아무리 늦어도 우리나이로 29세가 되는 내년에는 군 입대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2인조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유노윤호가 입대하게 되는 것은 곧바로 팀 활동 중단을 의미한다. 최강창민의 경우 유노윤호와 두 살 터울로 아직 2년의 시간이 더 남은 상태다. 만약 두 사람 모두 입대를 가능한 늦춘다면 유노윤호가 제대할 쯤 최강창민이 입대를 하게 돼 공백은 최대 4년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
슈퍼주니어의 처럼 멤버수가 많아 한 두명 정도의 공백도 다른 멤버들이 십시일반 채워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까닭에 군 복무에 대한 전략적 대안이 절실한 시점인 것.
단순하게 비슷한 시기에 입대하고 제대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으나 이는 수익적으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는 선택이다. 동방신기의 경우 유노윤호, 최강창민 두 사람 모두 연기나 예능 등 개별 활동에서 충분히 입지를 다져놓은 상태인 까닭에 한명이 군복무 중 다른 한명이 활동을 하는 식으로 수익 구조를 합리화 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경우 앞서 언급했듯 동방신기라는 팀의 공백이 최대 4년까지 길어질 수 있다. 아무리 충성도 높은 팬덤이라고 해도 4년이라는 공백은 가수와 소속사 입장에서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 상업적 성공 이후
동방신기는 그동안 숱한 장애들을 넘어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태어나고 자라 가수가 된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상업적인 성공을 얻었다. 하지만 그 성공은 단순히 숫자로만 계산되고 기록되는 종류인 것도 사실이다.
유노윤호는 “더 잘돼야지라는 생각 보다는 밀도 있는 아티스트,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선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최강창민 역시 “껍데기가 화려하기 보다는 알맹이가 단단하고 응집력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며 “팬들과 끈끈한 관계를 형성해 롱런하는 것이 목표가 아닐까 싶다”는 소망을 덧붙였다.
지금까지 동방신기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인기의 원천은 준수한 외모와 절도 있는 군무, 화려한 퍼포먼스 등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무기들은 새롭게 등장하는 후배들이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을뿐더러 더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는 중이다. 음악 역시 단순히 트렌드를 좇는 방식으로는 어린 후배들과 경쟁해 승산이 높지 않다.
이들에게는 단순히 지금과 같은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만이 아닌 지속가능한 신뢰와 존경이 필요한 시점이다. 앞서 유노윤호가 언급한 음악적인 변화 역시 이 같은 변화의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 보다 깊이 있는 자신들만의 음악적인 색깔로 보다 대체불가능 한 아티스트의 영역으로 진입해야 하는 것. 아티스트로서의 자기 정체성과 방향은 상업적인 성공의 최정점에 선 동방신기가 가장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다.
[도쿄(일본)=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