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우리의 롤모델은 신화 선배”
최근 많은 그룹들이 인터뷰, 혹은 쇼케이스, 콘서트 등에서 내뱉은 말이다. 보이그룹, 걸그룹, 힙합그룹, 댄스그룹, 보컬그룹, 장르불문하고 모두 신화를 롤모델로 꼽았다. 이유 역시 모두 같다. 바로 ‘장수 그룹’이기 때문. 당연한 바람이지만, 한편으로 씁쓸함이 남는다.
사진=MBN스타 DB |
현 아이돌들이 신화를 롤모델로 꼽는 것은 당연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신인 그룹들이 생고, 없어지고를 반복한다. 우후죽순 만들어지는 그룹들 사이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쥐도 새도 모르게 나타났다 사라지는 이들에게 15년차 그룹은 존경의 대상이었다. 히스토리, 엠파이어, 와썹 등 올해 데뷔한 신예그룹부터 갓 신인티를 벗은 스카프, 백퍼센트, 피에스타, 브레이브걸스 등까지 당연스레 “장수그룹 신화가 롤모델”이라고 말했다.
이미 대중들에게 인지도를 쌓았다는 평을 듣는 그룹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아이돌 평균 수명은 5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잘 활동하던 그룹들이 없어지고, 멤버들 중 이탈자가 생기기 일쑤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실제로 1996년 결성된 H.O.T는 2001년, 1997년에 데뷔한 젝스키스와 S.E.S는 각각 2000년과 2002년에 해체했고, 2004년 데뷔했던 동방신기는 2009년에 김재중, 박유천, 김준수가 탈퇴하고 JYJ로 새 팀을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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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그룹들이 선망의 대상으로 꼽는 신화의 롱런 비결은 무엇일까. 조성희 작가는 신화의 장수 비결을 “양보와 배려”라고 말했다. 실제 이들은 여느 그룹들보다 마찰음이 많이 들렸다. 그럼에도 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멤버들 간에 이해가 높았다는 것이다. 특히 한 기자회견에서 이민우는 리더 에릭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에릭이 멤버들의 갈등 상황을 잘 풀어주는 역할을 했다. 멤버들이 힘들어할 때 앞장서서 제안도 하고, 방법을 찾는 식으로 도움을 많이 줬다”고 말했다. 어디 이것뿐이겠는가, 멤버들 각자 연기부터 예능까지 섭렵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부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도
수많은 아이돌그룹들이 신화를 롤모델로 삼는 모습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러나 단지 ‘장수’를 이유로 이 같은 발언을 한다는 것은 다소 안타까움을 남긴다. ‘살아남아서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겠다’가 아니라 ‘좋은 음악을 들려줌으로 해서 살아남을’ 궁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