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엄마 없이 자녀와 함께 여행을 나온 아빠들은 바쁘다. 엄마를 대신해서 아이들을 위한 밥을 짓고 옷도 챙기며 씻기 싫다는 아이를 달래 씻겨 줘야 할 뿐 아니라 에너지 넘치도록 실컷 놀아주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신나게 놀다가도 아이들은 잘 시간이 다가오면 집에 혼자 있는 엄마를 그리워하며 눈물짓는다. 하루의 노고가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8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에서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여름목장으로 여행을 떠난 다섯 가족의 모습이 그려졌다. 낮 동안 실컷 놀던 아이들은 저마다 씻고 이불위로 몸을 누이며 잘 준비를 마쳤다.
책을 좋아해 언제 어디서든 책을 손에 놓지 않는 ‘성선비’ 성준은 이날도 역시 아빠가 옆에 왔음에도 눈길 한 번 돌리지 않은 채 책에만 집중했다. 성동일 역시 이런 아들의 모습을 숱하게 봐왔던터라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화를 이어나갔다.
여행 날 아침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다던 둘째 딸 성빈을 떼어놓고 왔던 것이 내심 마음에 걸렸던 성동일은 집에 전화를 걸었다. 늦은 시간에 전화를 걸어서 그런지 성빈은 이미 잠들어 있었고, 하는 수 없이 성동일은 무미건조한 말투로 아내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후 성동일은 성준에게 전화기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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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빠 어디가 캡처 |
성준의 고백에 깜짝 놀란 성동일은 토끼눈을 뜨고 아들을 바라보았고, 이내 아내에게 서운한 감정을 토해냈다. “나는 그만큼 해주잖아”라는 아내의 말에도 아들에게 배신감을 느낀 성동일은 “아빠 사랑해”라고 말해달라고 애걸복걸했다. 믿을 수 없는 현실에 성동일은 나는 아이를 주워서 키웠냐고 아내에게 항변했고, 이에 돌아오는 대답 “오빠는 준이 재울 때 맨날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었잖아.” 아내의 한마디에 약해진 성동일은 말을 줄였고, 그렇게 성동일 앞에서 성준과의 놀라운 애정을 아내는 “성준과 대화할 때 사근사근한 말투로 해 보아라”라는 조언 한마디를 남긴 채 통화를 끝냈다.
아무리 평일 엄마와 같이 있는 시간이 더 많다고 하지만 그래도 하루 종일 붙어 다니면서 여행을 즐겼음에도 여전히 성준이 느끼는 엄마에 비해 먼 아빠와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질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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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빠 어디가 캡처 |
윤민수는 여행 내내 아이들과 친구처럼 삼촌처럼 친근하게 놀아주며 아이들 사이 인기투표 1위의 영광을 누렸던 바 있다. 윤후 역시 아빠 윤민수와 거침없이 장난을 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밤만 되면 떠오르는 니니(엄마) 생각에 눈물지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이에 대해 윤민수가 섭섭함을 토로해도 윤후에게는 언제나 늘 평상시 옆에 함께 있는 엄마뿐이었다.
급기야 윤민수는 윤후와 단 둘이 있는 시간, 평일에도 엄마 말고 자신과 함께 같이 안자면 지금 너와 자지 않을 거라며 협박 아닌 협박을 하기에 이르렀으나 엄마를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아빠들은 여행지에 와서도 계속 엄마만 찾고 애교를 자녀들에게 불만을 표출하며 지금까지 쌓아두었던 질투심을 보이고 말았다. 아빠 성동일과 윤민수의 모습은 여느 집 가정의 아버지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일하느라 바쁘고, 엄마에 비해
‘아빠 어디가’는 엄마 없이 보내는 48시간의 여정을 통해 점점 성장해 나가는 아빠와 자녀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근 7개월동안 여행을 떠났지만, 아직도 아빠들이 가야한 여행길은 한참 남았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