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실제 성격은 참고 견디는 몽희에 가까웠는데, 유나 덕분에 내 안의 ‘악녀 본색’이 일어났어요”
한지혜 하면 외로워도 슬퍼도 안 운다는 캔디가 저절로 떠오른다. 선한 인상에 마냥 착해 보이는 미소 때문도 있겠지만, 사실 그보다는 그녀가 유독 역경 속에서도 그것을 딛고 일어나는 밝고 명랑한 캔디형 여주인공을 많이 연기했기 때문일 것이다.
전작인 MBC 주말드라마 ‘메이퀸’에서 전형적인 캔디 캐릭터를 연기했던 한지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MBC 주말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에서 전작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이는 몽희 역으로 돌아왔다. 반복되는 캔디 캐릭터에 ‘연기 스펙트럼이 너무 좁은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무렵 한지혜는 자신이 준비한 비장의 무기를 꺼내들었다. 바로 두번 째 배역인 유나였다.
“전작인 ‘메이퀸’이 끝나고 나서 했던 이야기가 ‘여기서 못 다한 한은 다음 작품에서 풀고 싶다’였다. 얼마든지 캐릭터 변신을 이룰 자신이 있지만, 이를 이룰만한 적절한 캐릭터가 들어오지 않았고 이에 대해 목마름과 갈증이 있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찰라 ‘금 나와라 뚝딱’의 시놉시스를 봤을 때 운명처럼 내가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왔었다. 사실 몽희가 ‘메이퀸’에서 해주랑 비슷하지 않느냐. 몽희만 있었으면 절대 촬영을 하지 않았을 텐데 유나라는 캐릭터가 정말 매력적이었다. 대본을 보자마자 내가 잘 소화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이에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금 나와라 뚝딱’ 출연을 결정했다.”
![]() |
사진=옥영화 기자 |
“모든 것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가난한 여자 유나와, 가진 건 없는데 마음이 풍족한 여자를 몽희를 연기하는 게 정말 매력적이었고 연기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이 됐다. 유나의 몽희 쌍둥이 자매를 연기하는 사람이 한 사람 이라는 걸 들키지 않기 위해 더 많이 대본을 보고 꼼꼼하게 디테일을 챙겨 나갔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잘 웃는 몽희에 비해 유나는 절대 웃지 않았다. 대본에 ‘웃는다’라고 나와도 나는 절대 웃지 않았다. 웃더라도 신경쇠약에 걸린 유나를 표현하기 위해 오버액션을 가미하며 낄낄거렸을 뿐이다. 반면 몽희의 경우 연기할 때 아무것도 안했다. 유나와 발란스를 맞추기 위해 최대한 담백하게 보이도록 노력했다.”
한지혜에게도 ‘팜므파탈’과 같은 매력이 있다는 걸 알려준 ‘금 나오라 뚝딱’이었지만, 얻은 것이 많은 만큼 그녀가 감당해야 할 고충 역시 만만치 않았다. 쌍둥이 자매가 함께 있는 한 컷을 촬영을 위해 필요한 시간은 최소 3시간. 유나와 몽희가 서로를 바라보며 웃는 시간이 느는 만큼, 이를 연기해야 하는 한지혜의 한숨은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 |
사진=옥영화 기자 |
1인 2역을 연기하는 데 있어 힘들었던 점들을 털어놓는 한지혜의 표정만 보더라도 당시 촬영이 얼마나 고됐는지 엿볼 수 있었다. 힘들었던 만큼 결과는 성공적으로 나왔고, 이미 한 번 경험해 보았으니 나중에 다시 한 번 1인2역 연기에 도전해 볼 의향이 있느냐고 물어보았더니 단칼에 “안 한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정말 모든 것을 쏟아 넣었기 때문이란다.
“유나와 몽희를 연기하면서 나만 힘들었던 것이 아니었다. 저 못지않게 스타일리스트도 정말 많이 고생했다. 옷도 2인분을 준비해 할 뿐 아니라, 분장 바꾸는 시간 50분이 걸렸기 때문이다.”
극 중 몽희와 유나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한지혜와 이야기를 나누다 문득 이와 같이 극과 극의 자매를 연기하게 된 한지혜의 실제 성격은 둘 중 누구와 더 가까울지 궁금증이 일어났다.
“그냥 몽희 더하기 유나가 한지혜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이전까지 원래 성격은 몽희 쪽이 가까웠지만 유나를 연기하면서 현재 내 안에 악녀 본색이 현재 많이 일어났다. 유나가 독설가지이 않았느냐, 이를 연기하면서 돌직구가 더 많아졌다. 이를 연기하면서 예전에는 어떤 문제가 있을 때 몽희처럼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고 내 속에서 삭히며 혼자 참았다면, 이제는 조금 더 표현하고 말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 |
사진=옥영화 기자 |
“내가 생각해도 30대의 시작을 잘 열었다. 20대에는 이것저것 도전도 하고 실패하면서 경험을 쌓아왔다면, 30대는 나만의 개성과 캐릭터들이 잡아나가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배우가 평생 직업이 된 것 같다. ‘메이퀸’ ‘금 나와라 뚝딱’ 두 작품 모두 성공하지 않았느냐. 나는 이 같은 성공이 절대 손쉽게 얻어 걸리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우리 모두 의지를 가지고 작품에 임했고, 좋은 결과가 뒤 따르면서 성취감과 자신감 노하우가 많이 축적됐다. 이번 작품을 통해 이제 나도 앞으로 원톱으로 극을 이끌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과 함께 연기에 대한 더 많은 욕심이 생겼다.”
연이은 작품 성공으로 ‘주말극 퀸’이라는 애칭을 얻었을 뿐 아니라 ‘캔디 이미지’를 벗게 된 한지혜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금 나와라 뚝딱’으로 악녀 연기에 대한 갈증은 어느 정도 풀었지만 솔직히 아쉬움은 아직도 남아있다. 최근에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를 재밌게 봤었다. 다음 작품을 하게 된다면 세련된 영상 속에서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드라마를 찍어보고 싶
한 시간이라는 시간이 짧게 느껴질 만큼 단란했던 인터뷰 시간이 끝나갈 무렵 그냥 나가기 아쉬워 마지막으로 한지혜에게 앞으로 되고 싶은 배우상에 대해 짤막하게 물어보았다.
“프로패션한 배우. 중심을 잃지 않고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영감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