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첫사랑’ 수지가 짙은 스모키 화장으로 돌아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룹 미쓰에이(miss-A)의 컴백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순차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지아, 페이, 민 또한 한층 강렬하고 성숙해진 눈빛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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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더 일찍 컴백하려 했지만 좋은 곡, 좋은 퍼포먼스로 나와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씩 밀리게 됐어요. 오래 공들인 만큼 이번 앨범의 완성도에 대해서는 굉장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팬들을 기다리게 한 만큼 어느 때보다 공 들여 앨범을 완성했다는 이들의 눈빛은 예사롭지 않다. 데뷔 초 마냥 떨리던 때와 비교하면 “기분 좋은 설렘”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며 눈을 반짝인다.
타이틀곡 ‘Hush(허쉬)’는 사랑하는 이와의 키스와 달콤한 속삭임, 그 짜릿한 떨림을 미쓰에이 특유의 공격적이면서도 진솔한 색채로 표현한 곡. 미쓰에이 타이틀곡 사상 최초로 JYP 박진영 아닌 외부 작곡가 이트라이브(E-TRIBE)가 쓴 곡이다.
“타이틀곡으로만 50곡 정도 수집했는데, (박진영) PD님과 같이 모니터 하는 과정에서 PD님이 보내주신 곡에 대해 우리 모두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어요(웃음). PD니도 이번 타이틀곡을 듣고 너무 좋다고 하셔서 아쉬움이 없으실 것 같아요.”(지아)
“사실 이번 곡은 PD님 곡이 아니라 처음엔 조금 불안했어요. 늘 PD님이 알아서 잘 하시니까 우리는 잘 믿고 따라갔는데 이번에는 '잘 할 수 있을까' 싶었죠 하지만 PD님이 본인 곡이 아닌데도 콘셉트 안무 다 잘 잡아주셔서 잘 따라가게 됐어요.”(페이)
박진영과 함께 할 때보다 녹음 스트레스가 덜 했지만 외부 작곡가인 이트라이브와의 작업은 생경했기에 다소 불안감도 있었다고. “이트라이브 작곡가님은 특별히 노래를 이렇게 하라고 지적해주시는 게 없어서 오히려 불안했어요. 감정이 나올 때까지 계속 다시 부르는 작업이 이어졌죠.”(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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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콘셉트는 전작에 비해 한층 농염해진 느낌이다. 6일 공개된 뮤직비디오에는 멤버들의 성숙해진 매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번 의상 콘셉트는 퍼포먼스와 잘 어울리면서도 우리가 돋보일 수 있는 데 뒀어요. 화려하지 않은 심플함으로. 그러면서도 라인이 잘 보이고 춤이 보일 수 있는, 퍼포먼스가 돋보일 수 있는 콘셉트죠.”(수지)
‘허쉬’ 안무 중 박진영이 가장 강조한 점은 “과장하거나 오버하지 말 것”이었다고. “일부러 섹시해 보이려고 하지 말고 보통 여자들이 표현하는 정도의 적당한 제스처를 강조하셨죠. 과장하고 오버하지 말고 무표정으로 보여주라고 조언해주셨어요.”(지아) 덕분에 미쓰에이 특유의 절제되고 고급스러운 섹시미가 탄생했다.
컴백을 앞두고 공개된 티저에 대한 팬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섹시 걸그룹 천지 속 굳이 미쓰에이까지 섹시해질 필요가 있느냐는 반응부터 기존과 달라 신선하다는 반응까지. 천차만별의 반응에 멤버들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지금 우리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느낌을 찾은 겁니다. 미쓰에이의 색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었는데, 노래에 맞는 안무 콘셉트로 잘 잡은 것 같아요.”(수지)
그렇다면 스스로 보여주고 싶은 미쓰에이만의 스타일은 무엇일까. “퍼포먼스를 멋있게 하고 또 퍼포먼스가 궁금한, 그런 섹시함을 보여주는 그룹이고 싶어요.”(수지)
“머리와 의상은 모두 심플하고 깔끔한데, 힙합 같은 느낌보다는 현대무용, 재즈 필이 나는 그런 느낌을 주고 싶죠.”(페이) “일부러 그런 콘셉트를 잡은 건 아니지만 다들 깔끔하게 떨어지는 스타일을 좋아해서요. 일부러 섹시 콘셉트로 가는 건 아니랍니다.”(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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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만의 컴백인만큼 독하게 준비했다지만, 분명히 넘어서야 할 산도 존재한다. 바로 미쓰에이 그 자신이다.
데뷔와 동시에 주목받은 점은 분명 미쓰에이에게 ‘득’이 됐지만 이후 행보에 있어서는 한편으론 ‘독’이 되기도 했다. 데뷔곡 ‘배드걸 굿걸(Bad Girl Good Girl)’ 이상의 파괴력을 보여주기가 여간해선 쉽지 않은데다, 실력으로 무장한 많은 걸그룹들이 등장하며 그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이후 다소 정체기를 겪는 듯 하지만 그런 미쓰에이의 성장곡선은 이들에게 더 큰 노력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항상 열심히 해야 한다는 각오를 갖고 있어요. ‘배드걸 굿걸’이 워낙 사랑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선곡이나 안무 회의 때 기준이 되는 지점이 ‘배드걸 굿걸’이에요. ‘배드걸 굿걸’은 우리를 한 단계 업 시켜줄 수 있는, 넘어서야 할 벽이기도 하죠.”(민)
퍼포먼스 걸그룹의 대표주자였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가요계 다양한 퍼포먼스로 무장한 걸그룹이 많아지면서 미쓰에이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아지는 것처럼 보이는 데 대한 이들의 생각도 궁금했다.
“다른 그룹을 의식하기보다는, 우리 자체가 워낙 퍼포먼스 그룹이다 보니 사람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게 있거든요. 늘 그런 스트레스를 받는다. 다음엔 뭘 해야 하나 고민이 되죠. 덕분에 이번에도 좋은 안무가 나왔고요.”(페이)
“이번 ‘허쉬’에서는 전체적인 분위기로 갈 생각이에요. 예전엔 관절이 끊어질 것 같이 파워풀하게 춤을 췄다면 이번에는 흐느적거리는 분위기죠. 그런 게 오히려 더 섹시하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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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1위 욕심도 있지요. 그렇지만 개인적인 바람은, 앨범 수록곡을 모두 들어주실 수 있는 분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1위를 하지 못해도, 타이틀곡 아닌 다른 수록곡도 좋아해주신다면 정말 좋겠네요.”(수지)
1위 공약을 묻자 재치 있는 답변이 돌아온다. “‘허쉬’ 안무를 철봉이 있는 놀이터에서 선보일게요. 언제 어디가 될 지 모르니 주의 깊게 지켜봐주세요 하하.”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 JYP엔터테인먼트]